언제:2006년8월12일(토요일) 날씨:맑음(폭염)
어디:도봉산(739.5m)
코스:도봉역-무수리 매표소-우이암-도봉주능선-포대능선-사패능선-사패산 정상-안골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은 더위도 아랑곳 없이 우리를 세워 놓는다.
그 유혹에 끌려 또 다시 배낭을 메고 나선다.
민주지산 산행이 취소되면서 우리는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도봉산으로 더위 사냥을 떠나려 한다.
도심속에 이러한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폭염속에 사서하는 하는 고생! 고생도 추억이 되는것을....
땀방울 맛보며 하는 산행! 그 맛을 누가 아랴?
행복이 보이는 산행길이 될지......고행길이 될지?
8월의 세상은 폭염으로 숨이 턱턱막히고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은 무게를 더해가지만 얼굴 발갛게 달아오른 모습엔 그래도 행복의 모습이 아련하다.
2년전 이 길을 걸었을때에는 그리 힘들지가 않았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힘이든지.....
신집사님한테 아무래도 이 길이 지난번에 왔던길이 아니라고 하였더니......
신집사님 하는말!! 그때는 할머니가 아니고 지금은 할머니인데 힘든것은 당연하다고 ㅋㅋ
글쎄!! 나이가 들어 체력도 저하되고~~ 기억력도 저하되는지....
예전의 모습은 전혀 기억조차도 안나고......이 길이 그 길인지는 계속 의문으로 남는다.
힘들게 능선에 오르니 세상은 다 나를 향해 열린듯 도봉산의 전라가 다 조망된다.
좌측으로는 오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우이암!!
높은 우이암엔 바라만 보아도 가슴 아찔한 릿찌맨들이 바위 위에 붙어있다.
초록빛 녹음이 하늘거리는 8월의 숲길은 산을 찾는 이들의 행렬로 이어지고 그들의 얼굴에선 뿌듯한 행복이 엿보인다.
능선을 걷는 길은 바람이 전하는 녹음의 향기에 떠밀려 힘든줄도 모르고 자연의 풍요로움 속에서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어 간다.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산하는 아름다운 산수화를 보는듯 여기툭 저기툭 떨구어 놓은 듯한 바위들은 그틈에 뿌리내리고 나무들과 만나 수려한 산수화를 그려놓고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그 풍경속으로 우리를 끓여들인다.
알 수 없는 이 평안함.....삶의 여유를 느끼며....
8월의 불어오는 바람속에는 달짝지근한 땅의 열기가 묻어있고 자연의 향기같은 것들이 내 속으로 기어들어와 삶의 일부로 자릴잡는다.
오봉이 바라다 보이는 전방 좋은 바위 위에 앉아 성찬의 시간을 가지면서 얼마전 지리산 종주의 뒷이야기로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능선에서 만나는 바위 하나 하나는 경이로운 조각품처럼 기기절묘하여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감격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우리들은 마냥 즐거워 하며 포즈를 취한다.
이근배 집사님 아까 오르막 길에선 중도 하차 하실건만 같더니 힘은 들어 보이지만 잘도 가신다.
능선을 가시면서도 평지와 내리막 코스는 잘가시는데 조금의 오르막 코스만 만나도 아직 멀었냐며 어린아이 버채듯이 쉼을 요구하신다.
숲속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엔 하늬바람이 사르르~~ 사르르 ~~ 산이야기를 들려주고 군데군데 산객들의 돗자리 깔고 누워있는 모습도 눈에 띄인다.
이근배 집사님 올라올때는 힘들어 하시며 걸림돌이 되었지만 신선대를 오를땐 배낭 지킴이로 한몫을 단단히 하셨었지요.
집사님은 쉼을 통해서 은혜를 받았고~~~~ 우리는 가볍게 신선대를 오르면서 은혜를 받았습니다.ㅋㅋ
시간이 흐르면서 다리에 모아지는 피로감이 묵직하게 전해올 즈음 포대능선에 다달았다.
이럴땐 불볕더위도 한몫을 하는냥......
산행 행렬로 복잡한 포대능선이 오늘은 한가롭다.
신집사님이 드디어 도봉산의 백미인 포대능선 쪽으로 방향을 잡으셨다.
이근배 집사님이 은근히 걱정이 되었지만..... 알게 뭐야 하며...,
신나라 하며 엔돌핀이 솟는다.
이곳이야 말로 나를 위한 하나님의 멋진 작품인것 같다.
몇번의 확인후에야 발을 내딛어야 하는 오르락 내리락.....
저 건너 한편에선 오른발,왼발하며 시끌버쩍 야단들이다.
지난해 설악 가리봉산 산행때와 같이 잔뜩 겁을 주는 소리가 도봉산을 울린다.
젖먹던 힘 다 토해내며....중간 중간 일행들의 모습도 살펴가면서.....
그런데 아까 오르막 코스에서 그렇게 힘들어 하신 이근배 집사님!! 암벽반 출신이신지 조금도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이질 않으신다.
내가 괜한 걱정을......
에고~~에고~~그런데 오히려 걱정도 안했던 장경희 권사님이 혼줄이 난 모양이다.
이런 코스는 팔에 힘이 있어야 한다며.....아찔해 하신다.
포대능선의 험난한 여정에 대한 우려를 구겨 넣으며 사패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저멀리 우리간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면 선인봉,만장봉,자운봉,신선대가 줄지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아까 우리가 능선에 올랐을때도 휄기가 떴는데.....
이번에도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와 함께 119 헬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고요했던 능선길은 갑자기 님들의 아우성으로 채워진다.
지리하게 긴 사패능선은 시간이 더해질수록 모두들 지쳐간다.
수은주 불기둥을 차오르는 무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움직이는 것도,먹는것도,숨쉬는 것도 모두 무기력하다.
이 더위에 산은 그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다.
돈버는 방법도 여러가지......
산중에 나타난 아이스맨!!
옛 추억을 떠올리며 먹어보는 불량 아이스케끼.....
먹을때는 시원스럽지만 먹고난 다음에는 더 갈증이 밀려온다.
완만한 능선길이 정상을 앞두고 조금은 오르막 코스이다.
신집사님과 나는 계속 오르고 나머지 일행들은 쉬고 계신다.
하얀 왕관을 쓰고 있는 듯한 사패산 정상!!
그곳에 올라 내가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보니 참 대견스럽고 인간에게는 무안한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저 멀리 북한산도 보이고 수락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신집사님 하는말!!
우리가 오늘 한 삼십번은 쉬지 않았을까? 하신다.
우리가 아무리 많이 쉬었다 할지라도 서른번까지나 쉬었을나구.....잘 쉬지 않고 가는 본인의 산행 습관에 비교해 엄청 쉰걸로 기억이 되나보다.
한참을 기다려도 일행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안골로 내려가는 이정표까지 내려가 보지만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바로 안골로 내려갔는지? 전화를 해도 통화가 되질않고.....
오늘도 지난번 북한산 산행때와 같이 이산가족이 되는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안골로 내려가다 한참후에 다시 전화를 했더니 벌써 계곡에 내려가고 있다고.....
후휴~~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이정표에서 100m만 올라가면 정상인데.....그걸 못가고 오늘도 종주는 실패로 돌아갔다.
신집사님과 나는 종주......나머지 일행들은 종주-100m 입니다.
그간 가뭄으로 계곡의 물은 인색을 들어내고.....
그래도 지리산 유평리 물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맞춤형 노천탕에서 시원스레 옷탕을 하고.....
의정부에 왔으니 부대찌개를 맛보아야 한다며 한참을 헤메인 끝에 한곳을 찾아 들어갔다.
그래도 부대찌개 하면 의정부인데.....아무리 맛을 음미해 보지만 지난번 주안에서 먹던 부대찌개와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도대체 부대찌개의 원조가 의정부인지.....인천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 더운 여름날 우리는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도봉산 산행을 안내해 주신 신집사님께 감사드리고.....
그리고 이근배 집사님 힘든길 산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참석인원:이근배,곽연근,손장중,장경희,이경철
♣늦은 산행기.... 늦은 시간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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