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06년 9월30일 (토요일) 날씨:맑음
어디:영남알프스 (천황산,재약산,신불산,간월산)
위치:경상남도 밀양 코스:샘물산장-천황산-재약산-고사리분교-죽전마을-신불산-간월재-간월산
참석인원:여용우,이근배.김일영,고재근,이건태,장원근,곽연근,장경희.이경철
어젯밤 쥔장의 넉넉한 인심과......
칸막이로된 옆방의 코고는 소리는 우리를 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한다.
첫쨋날 밤 코 고는 소리는 어제와 비교를 하면 자장가에 불과했고 음의 높이도 소프라노,알토,베이스, 여러단계의 높이로 아주 다향하게 적막한 산장의 밤을 움직이고 있었다.
7남선교회 회원들은 모두 코 고는 분들로 조직이 되었는지 의심할 정도다.ㅋㅋ
쥔장께서는 우리를 피로를 풀라고 방에 불을 짚힌건지 아니면 찜닭 아닌 바베큐를 만들려고 불을 짚힌건지......
담요를 몇 겹으로 접어 깔아도 전달되는 뜨거움은 고문 아닌 고문이었다.
어젯밤 저녁을 먹고 화장실을 가려고 위치를 물었더니 쥔장께서 하는 말이 달걀귀신이 나오니까 불을 가지고 가라신다.
산장 뒷쪽에 마련된 화장실은 정말 나 어릴적에나 사용했던 재래식으로 되어있는 전통적인 화장실이다.
밤에 잠은 못자고 장권사님과 나는 2인 1조가 되어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얼마만에 보는 별빛인가?
가을밤 밤하늘에 별은 울려퍼지는 별빛 소나타!!
아!! 어찌 잊으리오!
샘물산장의 밤은 이렇게 깊어만 갑니다.
이틀밤을 세워도 조금의 피로감을 모르는 우리의 몸은 역시 맑은 공기의 영향인것 같다.
잠을 못자 입맛은 없으나 쥔장 아줌니의 탁월한 솜씨가 밥 한그릇을 뚝딱 해 치우게 한다,
오늘도 점심은 각자 비닐팩에 김치와 특별메뉴로 도토리묵이 준비되었다.
샘물산장 출발(06시30분)
인심 좋기로 소문난 샘물산장을 출발한다.
사자평 입구에 모여 우린 손을 잡고 감사기도와 안전산행을 위해 기도를 하고 출발전 기념사진도 담는다.
사자평의 맑은 공기는 어느새 상큼하고 달콤한 산바람으로 내 몸을 적시고 마음안에 평화로움이 가득 채워진다.
산공기를 다 말아 마시듯 큰 호흡을 하고 마음안에 가득 싱그러움을 담아보는 기쁨을 누린다.
새벽 이슬을 머금은 나무들 사이로 접어든다
광활한 평원에 일렁이는 가을물결!!
아직은 가을단풍이 이르지만 들판에 익어가는 곡식과 산정의 고운 색깔은 시간의 흐름이 멈추지 않음을 실감나게 한다.
자연의 신비가 얼마나 오묘한가?
저 홀로 피었다 지는 들꽃의 순환을 보면서 신비로 가득 찬 자연의 변신이 이토록 아름다운 사실이.......
아!! 물밀듯 밀리어 오는 이 행복!!
색색가지 끈으로 동여 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장엄한 풍경을 어떤 언어와 표현으로 담을 수 있을까?
조용하던 숲속 세상은 우르르 찾아든 사람들로 고요를 깨운다.
우린 사진찍느라 모델이 되어보기도 하고......마냥 즐겁다.
천황산 정상 도착(06시40분)
천황산 이라고도 하고 사자산 이라고도 한다.
표충사에서 바라보는 정상 바위의 모습이 사자의 얼굴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돌로된 천황산 표지석과 작은 돌탑이 있는 천황산 정상!!
이른 아침바람이 몹시 거세다.
모두들 추운지 자켓들을 꺼내입는다.
정상석을 끼고 사진을 찍고는 바람에 밀려 곧바로 재약산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사방이 탁 트인 천황산 정상!! 바람이 불긴 해도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발을 옮길 생각이 전혀없다.
산에 오르면 언제나 소녀처럼 이리뛰고~~ 저리뛰고~~ 두 눈 가지고 풍광을 담기에는 너무도 벅차다.
5년전 여름 밀양 얼음골을 거쳐 이곳을 올랐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재약산은 못오르고 이곳까지만 오르고 표충사로 하산 한적이 있었다.
저~ 멀리 산 아래로 하얗게 깔린 지도모양의 형태를 한 운해가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천황산 정상석 바로 아래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은빛 물결의 억새가 일렁이고 천막으로 설치된 소박한 산장 세 곳이 눈에 띄인다.
천황산에서 재약산의 거리는 약 40 여분이 소요된다.
재약산 정상 도착(07시30분)
바위 암봉으로된 재약산 정상!!
재약산 최고봉은 수미봉(1108m)이다.
천황산 보다는 높이가 조금 낮지만 뒤를 바라보면 천황산 정상이 눈에 들어오고 사자평이 내려다 보인다.
영롱한 아침이슬을 맞아 반짝이는 사자평의 억새의 모습~~
가을이 깊어가면서 산 속의 바다도 깊어진다.
능선마다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의 물결이 회백색의 파도와도 같다. 사자평이란 이름도 재약산 수미봉 너머 사자평 마을에서 따온 것이란다.
옛날 고사리분교 옆에 사자평 마을이 있었는데 3년 전까지만 해도 등산객들의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산주(山主)인 표충사의 마찰로 소송까지 벌이다가 패소해 3년 전부터는 마을이 사라졌다고 한다.
사자평 억새를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에 견줘 광평추파(廣平秋波)라고도 한다.
먼저 출발한 선두 그룹의 이근배 집사님,이건태 집사님,곽연근 집사님이 바위 위에 서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니까 마치 까마귀 세마리가 모여 있는듯 하다.ㅋㅋ
그 바위 위에 앉아 두번째날 첫번째 휴식을 갖는다.
고재근 집사님이 어제 밀양 얼음골을 관광하고 사가지고온 그 유명한 밀양 얼음골 사과를 풀어놓자 마자 들어 번쩍이다.
아침에 산장을 출발 할 땐 사과를 준다해도 다들 거부하더니....
이곳에 와서는 누가 주인인지?
나부터도 제일 큰것으로 골라서 먹는다. 다들 속들여다 보이는 행동들.....ㅋㅋ
사과의 맛이 얼마나 달던지......먹으면서도 우리가 C F 모델인양 사과는 역시 밀양 얼음골 사과야~ ~ ~ 하며 한마디씩 던진다.
사자평 억새고원을 한참을 바라보며 고사리분교 방향으로 몸을 돌린다.
옛날 고사리분교 자리에는 지금은 수백년된 단풍나무만 터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고사리분교에서 길을 잘 찾아야지 죽전마을로 이어진다.
지도를 펴놓고 한참을 옥신각신 끝에 죽전마을로 이어지는 산길로 접어든다.
드넓은 억새평원은 여기도 이어졌다.
사자평 고원의 넓이가 125만 여평이 된다더니 가도가도 끝이없다. 이 가뭄에 여기는 습지이다. 물이 고인 수렁도 만나며 다시 산정으로 접어든다.
경사가 약하게진 사면을 올라 둘째날 두번째 휴식을 갖는다.
배낭속에서 늦장을 부린 귤들이 치고 박고 시위를 벌였는지 모두 터저 아예 오렌지쥬스가 되어버렸다.
아끼다가 찌루간다더니.......아휴~~ 후~~
이젠 내리막 길이다.
죽전마을로 이어지는 무명의 이 산은 동네 뒷산같은 느낌이이다.
경사가 완만한 좁은 오솔길은 육산으로서 한참을 이어진다.
항상 하산길에선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천천히 느긋하게 내려간다. 급한 식구들 모두 사라져 버리고 적막한 산품에 안기어 산쳐녀가 된다.
호젖한 산길을 다 품은듯 뿌듯하다.
적막한 산중엔 바람만이 넘나들고 형형색색 리본들도 꼬리를 감추기 시작한다.
호젖하고 뿌듯했던 순간도 잠시..... 마음이 타기시작한다.
걸음을 재촉해 본다.
아무리 속도를 내어보아도 앞에 가는 일행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지나간 발자국의 흔적도 보이질 않는다.
산속의 미아가 되어 헤멘 한시간이 나를 바보로 만들었다.
이제 산을 다 내려와 물이 마른 계곡을 만난다.
가끔은 나같은 사람도 있는지 파란 비닐끈을 묶어 놓은 표식기가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그 표식기를 따라 걷는다. 지금 이 싯점에선 이 표식기 만한 위안도 없다.
저 아래 아스팔트 길이 보이고 차들이 지나간다. 내가 생각했을땐 죽전마을이 시골의 작은마을로 생각했는데.....
정말 길을 잘못들은것 같다.
마음이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배낭에서 꺼놨던 휴대폰을 꺼내 곽집사님한테 전화를 한다.
지금 있는 위치를 말하고 죽전마을에서 만나자고 이야기를 해놓고 찻길로 내려섰다.
죽전마을이 어디냐고 묻자 5분정도만 내려가면 된다는 반가운 대답이었다.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아휴~~ 이럴땐 이동통신의 위력이 얼마나 고마운지......
찻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그때서야 일행들이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아!! 이렇게 반가울 수가?
헤어짐 뒤의 만남의 기쁨과 집나간 탕자의 귀가를 환영하는 가족처럼 반가움의 시간이었다.
죽전마을 도착(10시)
무더운 여름은 가을이라는 신무기 앞에서 넋을 잃었지만 그래도 한낮에는 따갑게 내리쬐는 볕이 눈을 시리게 한다.
그렇지만 여름의 햇살과는 그 느낌이 달랐다.
식당앞 평상에 배낭을 내려놓고 둘째날 세번째 휴식을 갖는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아이스바와 도토리묵을 맛보고 신불산으로 향한다.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산이라 그런지 죽전마을은 마치 서양의 알프스와 버금가기 만큼 숙소들이 깨끗하고 분위기가 있어 보였다.
신불산 매표소 도착(11시)
등산부 창설 할 때 만든 산림보호 지도원증이 여기서는 혜택을 받아 매표소를 무료로 통과한다.
800m 거리의 폭포를 가고싶지만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때문에 바로 신불산으로 오른다.
시작부터가 된비알(급경사)길이다.
군데군데 떨어진 상수리(도토리)줍는 재미도 한몫을 한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는 오름길!!
내 앞으로는 여장로님과 위원장님,고재근 집사님이 선두로 올라가신다.
한참을 오르다 둘째날 네번째 휴식을 갖는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물만 마시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떠나기전 위원장님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튿날은 신불산에서 공룡능선을 오르자던 약속이 떠올라 속도를 내어본다.
마음만 먹으면 안될기 없듯이......
앞에 오르고 계신 여장로님을 따라갔다.
여장로님 하시는 말씀이.....나를 뒤에 두고 오르는 기쁨이 충만했는데 그 기쁨을 빼앗아 가면 어떻하냐고? 죄송~~ 죄송~~
신불산 능선을 조금 앞두고 계곡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는다.
산장 쥔아줌니가 싸준 비닐팩에 든 밥과 어젯밤 늦게까지 만든 도토리묵으로 점심을 먹는다.
이제 능선까지는 얼마남지가 않았다.
그래도 밥먹고 바로 오르는 오름길은 미쳐 소화하기 힘든 부담감이 목까지 숨통이 조여온다.
신불산 능선 도착(1시)
전국에서 몰려드는 많은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능선 한가운데는 신불평원의 전망대를 만드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능선 우측으로는 영축산(취서산)이 이어지고 좌측으로는 신불산 정상과 간월산이 이어진다.
영남알프스의 백미는 가을의 낭만을 장식하는 억새다.
광할하게 펼쳐진 억새평원은 영축산(취서산)부터 신불산을 거쳐 간월산까지 이어진다.
한참동안 드넓은 평지의 억새에 감탄이 나온다.
신불산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영축산을 뒤에두고 못오르는 것이 못내 아쉬어 자꾸만 영축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신불산 정상 도착(13시 30분)
우측으로는 신불공룡이 들어오고 앞으로는 간월재와 간월산이 이어진다.
신불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하늘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조정사들이 점점이 수를 놓고 ~ ~ ~ 공룡의 등줄기엔 사람들이 수를 놓고~~ 공룡능선 북쪽은 단풍으로 빨갛다.
언양의 한 병풍을 이루고 있는 신불산은 동쪽으로는 절벽을 이루어 기암괴석들이 흘립하여 있고 산정은 넓은 산성벌을 이루고 있다.
올때는 신불공룡과 간월공룡을 오르기로 되었었는데 시간관계상 공룡의 등줄기는 눈도장만 찍고 간월재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 간월재로 오른다.
차가 간월재까지 오를 수 있으니까 이쪽에서 오르는것이 한결 수월하다.
억새평원은 간월재 내림길에도 가득하다.
비스듬이 사면으로된 은빛 억새의 유혹에 끌려 억새바다로 들어가 마지막 기념촬영을 하고 간월재에 도착한다.
먼저 내려간 일행들 곽집사님과 이건태 집사님은 간월산을 오르고 있고 나머지 일행들은 차를 간월재로 불러서 온천을 즐길 모양이다. 간월산을 오르는 멤버는 오늘도 종주팀들이다.
간월산을 오르며 마지막 구간의 풍광을 하나하나 담는다.
풍광은 간월산 오르는 구간이 더 아름다운데 능선의 길이가 짧아선지 신불산 보다는 한적한 편이다.
먼저 오른 두 분 집사님께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적한 간월산의 풍광을 담으면서 생각한다.
떠날 수 있을때 떠나고......자연을 즐길 수 있을때 즐기는 나의 삶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간월산 정상 도착(15시10분)
여러명의 등산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표지석을 넣어 흔적을 남긴다.
이제 하산길이다. 정상에서 길게 내려다보이는 능선길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마음같아선 그 길로 들어서고 싶지만 기다리는 일행들을 생각해 내리막길에서 가장 가까운 갈림길로 접어든다.
간월재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직선길이다.
좁은 내리막길로 35분을 내려와 15시 45분에 간월재를 오르는 비포장도로에 도착했다.
일행들한테 연락을 한다.
도로가 보이는 곳까지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고 먼지가 나는 비포장 도로를 20 여분을 걸어간다
체면 불구하고 지나가는 차량을 세우기 시작한다.
몇번을 거절을 당하다가 천사같은 귀인을 만나 차로 한시간 거리인 언양까지 친절한 접대를 받아가며 일행들을 만나 허겁지겁 샤워를 하고 늦은시간 인천에 도착했다.
주님이 계셔 행복하고 산이 있어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영남알프스 종주를 위해 수고하신 장원근 집사님 수고 많으셨고 여용우 장로님을 비롯해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님안에서 믿음으로 승리하시고 행복하세요.~ ~ ~
'숲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억새의 향연 천관산 (0) | 2007.04.21 |
---|---|
영남알프스 종주(첫째날) (0) | 2007.04.21 |
지리산 삼신봉 가을이야기 (0) | 2007.04.21 |
초가을의 청량산 (0) | 2007.04.21 |
우중 설악 공룡의 품에 안기던 날 (0) | 2007.04.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