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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초가을의 청량산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6년9월19일 (화요일) 날씨:맑음

어디:청량산(870m)

위치:경상북도 봉화

코스:입석-응진전-경일봉-자소봉-청량산(의상봉)-마을-주차장

 

 

높아진 하늘에선 벌써 가을이 느껴진다.

나의 일상에서는 가까이 할 수 없는 곳이기에 오늘 그곳으로 떠난다.

들녁의 풍경은 벌써 황금의 빛갈의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의 눈을~~ 맘을~~ 풍요롭게 해준다.

인간의 손때가 묻을 새라 다소곳이 숨어 있는 산주위 절벽을 낙동강 줄기가 감아 돌아 절경을 빚어내고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옛부터 소금강이라 불리는 명산으로 산세는 크지 않으나 연이어 솟아난 봉우리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3대 기악의 하나로 손꼽히는 청량산!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리본이 들머리임을 알리는듯 싶은 등산로 입구를 따라 들어서며 숲속의 싱그러움이 상쾌한 조용한 숲길을 따라 오르는 동안 초가을을 알리는 듯한 상수리가 자꾸만 발목을 붙잡는다.

청량사 전경을 마주보며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니 불어오는 바람속에는 가을의 향기가 한층 짙게 배여 있는것 같다.

산을 둘러 싸고있는 기암절벽이 절경을 보여주듯 화려하게 펼쳐지는 진녹색의 풍경이 어우러진 소나무 푸른 잎의 조화가 나뭇 잎새 사이로 서서히 물들어 가는 초가을을 알리고 있다.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길은 신라의 명필 김생이 공부하였다는 김생굴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경일봉 가는 길이다.

김생굴이 가보고 싶었지만 경일봉으로 오르는 풍광이 더 아름답다기에 그쪽을 택했다.

응진전 앞의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와 희끗희끗한 금탑봉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경일봉을 거쳐 능선으로 이어진다.

신갈나무와 상수리나무,아름드리 적송의 어우러짐 속에 뒤로는 탁립봉이 우거진 나무사이로 들어온다.

유난히도 길고 지루했던 여름 장마와 폭염도 이제 세월의 뒤안으로 살며시 꼬리를 감추고 어느새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와 또 다시 산길을 걸으니 가을이 묻어나는 소리와 함께 행복의 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오르락 내리락 산행의 묘미는 더하고 구월의 뜨거운 햋빛은 우거진 숲의 가려져 텃밭에서 따낸 풋풋한 향기같은 것들이 파고드는 듯 하다.

푸른 창공처럼 열려있는 자유로움과 녹색의 아름다운 풍광이 또하나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저 멀리 자소봉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암봉과 철계단으로 이루어진 자소봉을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푼 마음에 걸음을 재촉해 본다.

높은 철계단을 거쳐 자소봉 전망대에 오르니 뒤돌아 보는 탁립봉이 눈에 들어온다.

희끗희끗한 커다란 바위암봉으로된 자소봉 위에는 분재 모양의 소나무와 작은 나무들이 수려함을 더하여 준다.

다시 철계단을 내려와 조금 돌아오니 바위암봉으로 된 탁필봉이 우뚝 서 있다.

아래 탁필봉이란 표지석이 있지만 올라갈수는 없고 바라만 보고 지나친다.

 

탁필봉과 거리가 멀지않은 연적봉!

바위암봉으로 연적봉도 철계단으로 오르게 되는데 연적봉에서 바라보는 탁필봉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자연이 그려내는 이 아름다운 산수화 한폭에 세상에서 찌들었던 감성이 녹아내려 천상을 유람하는 신선의 세계에 몰입하는 행복을 누린다.

전망 좋은 곳에서 간식 나눠먹는 즐거움 또한 훈훈한 정을 느낀다.

 

능선으로 이어진 산길엔 바람만이 넘나들고 산꾼들이 남긴 흔적으로는 오색리본이 나폴댄다.

 

전망대가 있는 자란봉!

아래서 올려다 보면 바위암봉이지만 위에는 육산의 형태이다.

자란봉에서 건네다 보이는 선학봉과 장인봉(의상봉)은 병풍을 둘러 놓은듯한 수려함이 뛰어나다.

자란봉에서 선학봉의 거리는 가까운 거리인데 급경사로 이어진 내리막 코스이다.

좁고 긴 협곡은 길게 늘어진 자일을 잡고 내리게 되는데 지난번 도봉산 산행때 y계곡을 연상케 한다.

선학봉은 오르지 않고 내리막 길로 우회한다.

정상인 의상봉을 오르려면 좁고 긴 협곡을 만나는데 마치 설악의 공룡을 오르는 느낌이다.

모두들 힘들어 한마디씩 한다.공룡을 오르는것 같다고......

오늘 산행에서 제일 힘든 구간이다.

 

힘들게 오른 의상봉 정상!

조그만 돌탑과 의상봉의 표지석이 내리쬐는 가을 햇빛을 받고 있다. 정상에서의 만찬과 정상 표지석 앞에서 추억을 담아내고

나무숲 뒤로 벗어난 절벽 위 전망대에서 잠시 안동 땜이 보이는 주위 산세와 굽이 돌아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를 배경으로 흔적을 남긴다.

내려서는 하산길의 가벼운 발걸음이 가파른 길을 미끄러지듯 조심스럽게 내려서며 칡넝쿨 다래넝쿨이 어우러진 나뭇가지 사이로 깊은 숲에서나 볼 수 있다는 어름(으름)나무열매를 따 먹는 즐거움으로 원시림과 같은 숲을 헤쳐나며 숲길의 흔적을 따라 내려와 호젓한 등로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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