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여유.....   이경철    집소녀가 오늘은 산소녀가 되어 간만에 산으로 향한다. 기쁨이와 행복이도 따라나선다. 저녁시간 교회 청지기 기도모임이 있는 날이라 며느리는 휴무를 내서 친정 나들이 길에 오르고.... 그간 산행을 접고.....새벽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니 처음에는 다람쥐 채바뀌 돌듯 지루하기만 하더니 요즘은 차츰 적응이 되어 가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늘 그러하듯.... 산을 오를때는 하루라도 산엘 안가면 못살것만 같더니..... 불과 일주일이 조금 지난 지금은 새벽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것이 적응이 되어간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산을 바라보노라면....내가 어떻게 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저 곳을 거닐었는지....하며 무거운 마음이 내려앉는다. 오늘은 산에 가려고 운동장 도는 것도 접었는데....오전 내내 비가 오는게 아닌가? 이렇게 억울 할 수가..... 이럴줄 알았으면 새벽에 운동장을 도는건데.....연실 후해를 반복한다. 시선은 계속 창밖을 향해 있고, 비 그치기 만을 고대하고..... 마음은 이미 산행 할 준비에 들어가 있다. 드디어 비가 그쳤다. 우산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니 안개비가 내린다. 너무 성급했나?.....안개비를 맞으며 산으로 향한다. 내딛는 발걸음이 경쾌한 행진곡을 들으며 걷은 것과 같이 너무도 가볍다. 하나님이 내가 산을 얼마나 좋아하나 테스트를 하시는것 같다. 잠시 후 비가 그쳤다. 비온 뒤에 산정의 모습은 너무나도 싱그럽다.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손길을 내미는 풀잎들의 너스레 또한 싫지않다. 풀잎사이로 노오란 원추리가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하는 듯 하다. 숲길 사이로 햇빛이 고개를 내민다. 습도와 햇빛이 만나니 찜통이다. 모기도 친한척 따라붙는다. 걷고 걷는 걸음 뒤로 옮겨지는 산줄기 속에 함께 움직이는 풍경화가 되어 더운숨을 몰아쉰다..... 언제나 우리들편인 자연이 있기에 고맙기 그지없다. 그러기에 마음이 여유롭고......풍요롭고....사랑스럽다. 눈앞에 그려지는 산줄기가 잘 차려진 밥상처럼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 길게 이어지는 숲속길.... 산새들의 지저귐에 마냥 행복해 하며, 이 길이 있음에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임도를 지나 얼마전 계단 정비사업 중이던 그곳이 가보고 싶었다. 아마 지금쯤은 공사가 다 끝이 나질 않았을까? 잘 정리된 계단을 머릿속에 떠올리니 벌써 기쁨이 앞선다. 그곳에 도착하니 내 머릿속은 혼돈의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마치 내가 지리산에 와 있는 느낌이다. 40계단의 잘 정리된 모습이 동네 뒷산 같질않고 큰산에 와 있는 느낌이다. 그곳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다 발길을 옮긴다. 적응 한다는 것....그리고 익숙해진다는 것....그것은 고통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2007년7월5일***** 산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