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산가는는 기분으로.....

큰산 가는 기분으로....   이경철    이제 뒷산 가는 것이 나에게는 큰산 가는 기분으로 자릴잡는다. 지난 주간에는 왠 행운!! 제헌절& 토요일 주 2회 씩이나....계획도 없이 갑자기 산에 다녀와도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친다. 아기(시은)는 아들에게 맏겨놓고 여유롭게 산으로 향한다. 제헌절....조금은 늦은 시간이라 일행들은 만날 수 없었지만 언제나 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산이 있기에.....7월의 혼자 버려진 고아가 되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산으로 향한다. 한적하게 산행을 하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귀하게 시간을 낸 만큼 기쁨도 배가 되는 것 같다. 장맛비로 물이 오른 담쟁이 넝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싱그럽게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고, 발밑으로 어느결에 무성하게 자란 녹색의 풀들이 행진이라도 하듯 따라나선다. 큰 장맛비는 아니었지만 곳곳에 비가 지나간 흔적들이 눈에 띄인다. 등로가 조금은 골이 파이고, 자잘한 자갈들이 씻겨 내려간 모습들이 장마의 여운이 묻어있다. 비가 지나고 습도가 높아 눈빛에 걸린 산줄기가 잘 차려진 밥상처럼 보일지......아니면 불편스럽고 부담스러운 밥상처럼 보일지.....그것은 각자의 마음줄기에 따라 주어진 현실이지만.....난 항상 잘 차려진 밥상을 꿈꾼다. 여린 풀잎들이 소담스럽게 자란 오솔길을 거닐며 마냥 행복해 하며..... 여름은 이렇듯 더위 속에서도 초록의 빛갈들이 우리의 마음을 조금은 시원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단 며칠간의 휴식을 통해 목마름이 해갈 되는 것 같다. 계절은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고, 산자락의 짧은 이음줄은 내 마음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지만 오늘의 과제는 여기까지..... 또박또박 걷고 또 걷는 잔잔한 일상이 너무도 평화롭다. 짧은 시간 속에 전원의 평화로운 일상은 움직이는 풍경화로 머릿속에 자릴잡는다. 녹색의 정원 작은 억새밭..... 장맛비가 지나간 7월은 금방 세수한 스물한살의 청순한 얼굴과도 같다. 초록이 어우러진 상큼한 억새잎에 촉촉한 빗방울이 아직도 물기를 머금고 있다. 머릿속으로 스쳐가는 곳이 있다. 신불평원의 광활한 억새밭이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오래전부터.....아주 오래전부터 초록이 일렁이는 넓은 초원을 꼭 한번 걷고 싶었었다. 은빛 억새도 아름답지만......이 여름이 다 가기전에 넓은 초원을 유유자적 거닐고 싶은 욕망이 마구 솟구친다. 더위 한조각,웃음 한조각,우정 한조각 나누는 시간들이 넉넉하게 활애�榮囑窄� 더 큰 행복의 시간으로 채워졌을텐데.....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가져본다. *****2007년 7월23일 산소녀***** 2007-07-23 14:34:23 / 61.47.20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