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숲의 향기

도락산 춘설산행.....

by 풀꽃* 2008. 4. 9.
언제:2008년3월8일(토요일) 날씨:맑고 따뜻함
어디:도락산(964.4m)
위치:충청북도 단양
코스:상선암휴계소-상선암-제봉-형봉-신선봉-도락산-채운봉-선바위-상선암휴계소 (원점회기 산행)
산행시간:6시간





한동안 정기산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등반부 위원장님께서 3월 정기산행을 아예 서울 근교에 있는 도봉산으로 선정하셨다.
서울 근교산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라 소녀가 박박 우겨서 도락산으로 정해 놓고 홍보에 들가간다.
주변에 산에 갈 만한 사람들을 모조리 연락을 하고.....주일날 만나홀에서 봉사를 하면서도 눈을 크게 뜨고 만나홀을 왔다갔다 산에 갈 수 있는 분들을 물색하였다.
집에서도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 것을 보고 막내 딸래미가 하는 말!! 엄마가 뭐 맡았어? 왜 그렇게 열심야? 옆에서 보기도 지나쳐 보였나보다. 그렇게 까지 했건만 성과는 애쓴 만큼 따라주지를 않는다.
산에 한 번 가기가 이렇게 힘들어서.....ㅠㅠ ~ ~
........................................................

겨우내 그 누추한 자태와 남루한 빛깔을 벗어버리고......
맑고 파아란 하늘,따뜻한 햇살 사이로 맑은 바람이 봄을 이야기한다.
봄 앞에 서면 늘 처음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춘삼월 갈색의 대지 위에 흰눈을 덮어 놓고 메마른 나무가 물을 끌어 올린다.
계절의 변화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늘 내 곁에 머물렀던 건강과 평범한 일상이 행복임을 깨닫고 난 지금 다시 그 길을 걸을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쁘고 행복인가.....
단촐하니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산행의 보물찾기는 빙판으로 부터 시작되고 상큼한 공기가 태양의 에너지를 듬뿍 담고 가슴으로 들어 온다.
시간이 시간을 밟고 지나가듯......찬서리치던 날의 움추린 겨울도 바람이 저 산마루 넘어가듯 또 한 계절이 이렇게 뒤안길로 사라진다.
빙판길을 스틱 하나로만 버티어 보려는 나의 의지에 자꾸 넘어트려 보겠다는 빙판길과의 한 판 승부에 승리의 기쁨을 안고 노송들이 어우러진 오름길을 오른다.


우뚝 솟아 오른 기암괴석과 굽이굽이 능선들......
희끗희끗한 눈이 내려앉은 산자락은 한폭의 산수화를 거느린 듯 하다.
산자락 끝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들 조차 오래된 어울림 처럼 평화롭다.
아름다운 풍광 앞에선 잠시 도락산 땅 한떼기 세얻어 사진도 찍고 마음 문 활짝 열고 자연과 교감도 한다.

언제나 우리들편인 듯한 날씨 조차 고맙기 그지없다.

우측으로는 웅장한 월악산이 산세를 자랑하고 그 밑을 받치고 있는 황정산도 도란도란 어깨를 같이 하고 저 멀리 좌측으로는 소백산 천문대가 우뚝 서 있다.
맑은 햇살과 따뜻한 햇살로 내리는 계절의 축복을 받으며 걷는 걸음이 봄향기가 느껴진다.

능선에 이르자 눈길이 이어진다.
하얀 산길의 고요함에 젖은듯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는 파아란 하늘이 열려있고 그 사이로 스미는 맑은 햇살의 찬란함은 보석처럼 영롱하다.
두 계절 사이에 우리가 서 있다. 두 계절이 자리 다툼하는 도락산에서 공존의 철학을 배운다.

눈 덮힌 겨울산을 뽀드득 ~ ~ 뽀드득 ~ ~ 밟아 볼 날이 있으려나 했었는데......빛 좋은 곳엔 본연의 흙길이 드러눕고 외진곳엔 하얀 눈이 드러누운 산길을 따라 줄지어 소풍 가듯 발길이 가볍다.

오르락 내리락 좁은 능선길엔 수려한 소나무 길동무 자청하고 주변의 산들은 우리를 향해 서 있다.
춘삼월에 심설산행은 훈풍이 불어 춥도,덥지도 않고 상쾌하게 산을 오른다.
산행이라기 보다 도시락 가지고 소풍 나온 기분이다.

정상을 조금 앞두고 전망 좋은 큰 바위(신선봉)에 식단을 푼다.
멋진 고원 위에서 초라한 식단이 가져다 주는 그 풍성함과 그윽한 풍미......우리가 먹고 있는 건 음식만이 아니다.
바람 없는 날 솔향을 맡을 수 있었고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하늬바람이 사르르 ~ ~ 사르르 ~ ~산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자연의 무음이 때로는 장중한 교향곡 임을 느끼고 멋진 식사를 하는 내내 대자연의 감미로운 음악 소릴 들었다.

점심을 먹고 난 무게감은 게으름을 가져다 준다. 불과 200m거리인데도 8명만 정상을 오르고 나머지는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오름길은 눈길로 이어져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나의 고집과 미끄럼을 태우려는 가파른 눈길과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이어진다.
죄없는 나뭇가지 잔뜩 움켜지고 내 몸 살려달라 애원하며 다녀온 도락산 정상엔 정상석과 작은 돌탑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

모진 겨울을 지나가기 위해 모든걸 버린 잔살가지 나무들 사이로 속살까지 드러낸 능선들이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희끗희끗한 저 산들도 이제 계절의 순환을 타고 곧 푸루름으로 가득할 날이 머지 않았다.

하산길로 접어든다.
오목조목 깔려 있는 바위능선과 머리 위로 가득한 소나무들은 따사한 햇살속에 완연한 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시원한 조망 위에 올려 놓고 두 손,두 발로 기어가야만 하는 바윗길 넘어가기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왜 그렇게 재미가 나던지......
아기자기한 암릉의 재롱은 더 예뻤고 ~ ~ 사랑스럽고 ~ ~ 감격스러웠다

길목에서 만나는 돌 하나,바위 하나, 그 틈 사이에서 자라난 작은 소나무는 경이로운 조각품처럼 기기절묘하다.


감격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우리들.....미끄러지고 주저앉고 미끄럼도 타고 시끌법석 함성이 산천을 흔든다.
산행의 참맛은 뒤돌아보는 재미에 있기에 암릉길 뒤돌아 보며 저만치 펼쳐진 능선을 굽어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가 지나온 생애 같다는 느낌도 들곤 한다.

심설산행을 하면서 봄이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물이 봄기운에 녹아 졸졸졸 소리를 내며 멋진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잠들었던 대지가 깨어나고 이젠 얼마 후면 달래,냉이,씀바귀 ~ ~ ♪♩♬ 봄의 미각을 자극하는 갖가지 나물들이 식탁을 점령하고 복숭아꽃,살구꽃,아기진달래 ~ ~ ♬♩♪ 갖가지 봄꽃들은 들녁을 점령할 것이다.

우리는 주님안에서 숙련된 조율사처럼 생의 음계를 언제나 낮은 음자리에 두고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 먹는 산새들처럼 하늘양식인 주님의 말씀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우리의 삶을 살찌우게 한다.
오늘도 주님께서 펼쳐 놓으신 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평안한 쉼을 주시고 안전산행 하게 하심을 감사드린다.
암닭의 품속에 있는 병아리가 평화를 누리듯 주님안에서 주님께서 엮어주신 등산부와 하늘정원을 거닐며 세상이 주는 잠깐의 즐거움과 하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기쁨과 평안을 함께 누리며 걷는 길이 너무도 즐겁다. ~ ~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그 분께 감사드립니다.

.........2008년3월11일 들꽃향기.......

♣참석인원:장원근,장경희,이인호,주명숙,김병락,안현숙,전용화,노승묵,고재근,이건태,손장중,안명숙,박명숙,권오숙,노윤순,이경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