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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봄의 왈츠(선운산)

by 풀꽃* 2008. 4. 9.

언제:2008년3월25일(화요일) 날씨:맑음
어디:선운산444m
위치:전라북도 고창
코스:식당가-형제봉-노적봉-구황봉-비학산-청룡산-천마봉-마애불-선운사


맑은 햇살 ~ ~ 연한 바람 ~ ~고운 얼굴 내미는 연분홍 진달래 ~ ~ 노오란 생강나무꽃 춤사위로 산행은 시작된다.
편안한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머리를 잘못들어 20분간을 가시덤불을 헤치고 개척산행을 하는 몸짓들이 마치 소풍나와 보물찾기를 하는 풍경같다.
그 힘듬에도 시름을 잊게 해준 고운 얼굴 내미는 수줍은 연분홍 아기진달래 ~ ~ 노오란 생강나무꽃이 방긋 웃으며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능선에 오르니 애쓴만큼 주어진 행복을 누린다.

보라빛 현호색 ~ ~ 남산제비꽃 ~ ~춘란들이 봄꽃잔치를 펼친다.
그들과 눈 맞추고 허리굽혀 인사하고 풀들이 아프지 않게 걸으며,새들이 놀라지 않게 걸으며,자연이 소란스럽지 않게 걸으며, 자연에 속한 그 모든 것에 감사하며......봄의 소리를 듣는다.
꽃피는 소리 ~ ~ 여린잎 올라오는 소리 ~ ~ 서로 서로 앞다투워 올라오는 봄의 소리가 들린다.


어릴적 넘나들던 동네 뒷산 같은 고만고만한 서정에 잠긴채 걷고 또 걷는 잰걸음 뒤로 옮겨지는 산줄기......그곳에서 나의 몸은 한낱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타는 배일뿐이다. 산길을 걸으며 다시 세상을 저어갈 힘을 얻는다.
적당히 나잇살이 묻어나는 모습이지만 마음만은 소풍나온 어린아이 처럼 마냥 즐겁다.

일기예보에선 강풍이 예보되어 두터운 옷차림이 조금은 덥게 느껴진다. 같은 하늘 아래인데도 인천은 비소식이 전해진다. 언제나 우리들편인 날씨조차 고맙기 그지없다.

햇살이 고은 산길에 소담스럽게 핀 란의 모습을 보고 마냥 행복해 하며 어쩔줄 모르는 나의 모습이 내가 봐도 천진난만해 보인다.
봄은.....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이렇듯 사람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 ~ 풍요롭게 ~ ~사랑스럽게 하나보다.
선운사로 유명한 선운산!! 그 품속으로 가는 길은 햇살이 너무 예쁜 오후의 향기로운 산내음이 가득한 눈시린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편안한 육산의 능선길은 구름처럼 유유자적하게 흘러가는 길이다.

군데 군데 툭 ~ 툭 ~ 던져놓은 기암괴석 ~ ~ 대자연의 깊은 곳에 숨겨진 기쁨을 맛본다.
곳곳에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은 시작되고 다른세상을 보는거 같은 느낌이다.

전망 좋은 곳에 서서 내려다보며 저기는 형제봉, 저기는 구황봉,위치를 가늠해 본다.

아직은 세상 때가 덜 묻은 이곳!! 춘란들의 행렬이 연속이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산행지도에 나와있는 암봉들이 이름이 잘 표시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다..
울창한 산죽 향기에 취해 걷다보니 아기자기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며칠전 내린 비로 씻겨 내린 솔잎들이 생기를 되찾아 푸르름을 더한다.
언제봐도 기품을 잃치 않는 소나무를 보니 겨울 내내 초록의 향연을 베풀었던 그들이 머지않아 삐죽삐죽 올라올 연록색의 여린 잎들과 어울려 고요한 산하를 온통 푸르게 물들일 것이다.
산정에서의 오늘은 귀를 귀울이지 않아도 ~ ~ 눈을 두리번 거리지 않아도 ~ ~ 봄의 소리가 들리고 봄이 보인다.

좁은 임도를 건너니 폭신한 육산은 끝나고 마사토로된 소나무 숲길이다.
아기자기한 좁은 등로 양 옆으로 진달래의 몸짓이 마음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얼마전 도락산에서 눈길을 걸었었는데 불과 몇일 사이로 겨울별곡을 하고 봄의 서곡이 시작된다.

참한 고즈넉함이 깔린 풍경속에 드넓게 펼쳐진 조망의 성찬도 즐기며......열여있는 봄날이 찬란하도록 아름답기만 하다.
모든 세상은 나를 위해 열어놓은 듯 막힘이 없다.

오랜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산행패턴도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처음엔 너무 빨리 간다고 지적을 받았던 적이 있는가 하면 이제는 절대 후미대장님 뒤로는 서지말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것들이 세월을 말해주는 자연의 법칙같다.
살아온 날 보다 살아 갈 날들이 짧은 시간이기에 보다 많은 것을 ~ ~ 보다 여유롭게 풍류를 즐기며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닐까? 어쩜 그것이 가장 멋진 승리자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뚝 솟아오른 기암괴석과 아기자기한 소나무 숲길의 평화로움!! 마음껏 여유를 부리며 그들과 사귀며 한적한 산길을 걷는다.
청룡산 정상에서 낮익은 일행 한 분을 만나 사진 한 장 남기고 열심히 걷는다.아직 회장님이 뒤에 계신줄만 알고 마음껏 여유를 부렸는데.....알고보니 앞에 가셨다고 한다.
이제는 서둘러야 할 것 같다.
혼자 걷는 좁은 등로는 솔향기로 가득하고 마음속엔 그간 담아 놓은 보물들이 그득하다.
날로 짙어지는 봄향기를 더 깊게 느끼려고 생강나무 가지를 조금 꺽어 씹으면서 봄을 먹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멀리서 바라보이던 배맨바위,병풍바위,낙조대 자연이 준 선물이 그득하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도 처음엔 길이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그 위를 걸어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
산길을 걸으면서 자주 그런 의문을 할 때가 많다. 최초의 이 길은 누가 걸었을까? 란 생각.....

아름다운 풍광은 한사람에게 머물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전이되어 머무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연이 다치지 않게 ~ ~ 자연이 아파하지 않게 ~ ~ 아니 온듯 다녀가야 할텐데.....안타깝게도 그렇치가 못하다.

선운산의 이음줄은 선운사를 가운데 두고 둥글게 한 바퀴 돌아 선운사로 되돌아온다.마음같아선 경수산까지 완주를 하고 싶은데 오늘의 과제는 여기까지......

천마봉에 서서 내려다 보니 선운사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즈넉한 선운사의 풍경이 한폭의 그림같다. 하산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걸음을 재촉한다.
철계단을 내려와 발밑으로 어느결에 순해진 계곡의 흐름이 잔잔한 봄의 왈츠처럼 따라 나선다.

물가 옆 나목들의 잔살가지에도 삐죽삐죽 연한 잎들이 새의 부리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선운사 경내로 들어가 대충 들러보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걸음이 유난히도 무겁다. 명성답게 그 유명한 선운사인데.....
곳곳에 들러 풍광도 담고 할 것을...아쉬움이 가득하다.


나의 생활이 교회,가정,그리고 산 3박자에 리듬을 맞추고 살아가지만 세상것들은 한낱 지나가는 즐거움이요. 주님앞에선 모든 것 내려 놓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으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나는 선운산의 풍경화를 가득 가슴에 담고 익숙해진 일상으로 향한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그 분께 감사드립니다. ~ ~

 

                              ******2008년3월26일  들꽃향기******


2008-03-31 14:01:54 / 61.47.20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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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녀 누구실까? 두 집사님중에 한분인데....저만 보면 산으르 보인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 알것 같습니다. 4월 정기산행때 함께 동행하세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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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부 주님의 멋진 작품, 아름다운 풍광.....권사님의 아름다운 글솜씨가 삼위일체 되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셔서 권사님을 뵈면 산이 떠오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안에서 승리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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