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숲의 향기

여름날의 축복(마분봉&악휘봉)

by 풀꽃* 2008. 6. 11.

언제:2008년6월7일(토요일)날씨:출발할때 비..맑음(상쾌한 바람)
어디:마분봉&악휘봉
위치:충청북도 괴산
코스:은티마을-마분봉-악휘봉-장성봉-버리미기재
산행시간:8시간

함께한이들.....노승묵,이인호,김병락,산소녀


예상도 안했던 비소식에 조금은 당항했지만.....그렇다고 절대 주저앉지 않는 우리들......빗속을 헤치고 달려간 몸짓들은 서울을 벗어나 여주쯤 지날 무렵 날씨는 너무도 멀쩡하다.
여주휴계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백두대간 42구간중 딱 가운데 토막 21구간 희양산!!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오늘 그 문턱을 넘는다 생각하니 벌써 환희의 기쁨이 솟는다.
원점휘기 산행이라 차는 은티마을에 두고 산행을 시작한다.
수많은 백두대간 산꾼들의 발자취가 묻어있는 곳 은티마을.....
은티마을에 접어드니 툭툭 던져놓은 보물들이 가득하다.
길 우측으로는 오디가.....좌측으로는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발길 더디게 한다.

그 유명한 주막집.....
대간을 이어가는 산꾼들이 쉬어가는 곳!!
주막집 처마밑에는 산꾼들이 매달아 놓은 형형색색의 꼬리표들이 즐비하다.
어제인듯 그제인듯 시차를 두고 스쳐간 인연이지만 매달려 있는 꼬리표 하나에도 새삼스레 정감이 가는 건 그들의 모습이 곧 우리들의 모습이고 우리들의 모습이 곧 그들의 모습이 되는 동질감 때문일까?
산 자락 끝에 자리잡은 작은마을과 풋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과수원 조차도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숲길로 접어들자 사람이 다녀간 흔적은 빛바랜 표시기와 산길은 점점 고개를 들어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파란 도화지 위에 줄을 긋듯 노송들이 어우러진 산길로 접어들고 있다.
여느날과 달리 여유와 느긋함이 있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있는 산행이다.
어제보다는 오늘이.....오늘보다는 내일이 하루가 다르게 채색되어 가는 산정이다.
어떤 나무는 수려함으로 ~ ~ 어떤 나무는 가시로 ~ ~ 어떤 나무는 향기로 ~ ~ 어떤 나무는 화려함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리려 한다.
차분하게 내려앉은 공기 만큼이나 절제된 움직임이 오늘의 컨셉인 우리들이다.
아랫세상이 까마득하게 멀어질수록 험로는 까탈을 부리고 숨어있는 비경은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고 탄성들이 터져나온다.
바위도 얹어놓고 숲도 채워놓고 새도 불러들여 놓은 꿈같은 정원이다.
누군 이 산을 하나만 인천에 옮겨다 놓자커니....이런데는 처음와봤다커니....사람은 좋은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욕심이 나나보다.

한줌의 흙조차 없는 큰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높은 곳에서 세상을 관조하는 노송의 담대함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위험과 스릴과 뿌듯함이 함께여서 모두의 얼굴에선 뻔뻔한 화색이 돈다.
"마법의성"이란 이름에 걸맞게 암릉길 위에서 그들의 몸짓에 반해 마법에 걸려들뻔 했던 순간들.....너무 짧은 암릉이 아쉬웠지만 그 황홀함이 주는 기쁨은 그 무엇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보물이었다.

많은 산에 발을 딛었건만 오늘처럼 연이어지는 로프와 씨름을 해본적은 처음이다.
마분봉 정상을 앞두고 구름이 걷히고 밝은 햇살이 찾아든다.
하늘에 떠가는 구름의 색깔이 달라진다. 모두가 우리를 축복이라도 해주듯이.....
산릉이 푸르게 보여지며 마음도 밝아진다.
햇살이 너무 예쁜 산정!!
앞으로 가야 할 위치도 가늠해 보고 마음껏 부풀어 있는 꿈을 생각하며 눈시린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다.
아직 다 돌아보지 못한 아름다음을 뒤로 하고 악휘봉으로 향한다.
이제 로프로 이어진 험로는 끝이나고 노송들이 어우러진 거대한 산수화를 보는 듯한 수려함이 뛰어난 등로로 접어든다.
긴 세월속에 뿌리내린 노송......
몸체 만큼이나 굵은 뿌리들....바람에 패이고 비에 씻겨서 알몸 드러내어 세상구경을 하고 있다.
숨겨 놓은 보물들이 하나 둘 몸매를 드러 낼때마다 발길 더디어진다.

아마 신선들이 있다면 여기도 그들의 놀이터가 아닐까? 한참 머물러도 시간가는 줄 모르듯 자연이 준 선물이 그득하다.
더더욱 좋은 것은 우리 일행들 외에는 아무도 없다.
산을 전세라도 낸듯 마음껏 품어본다.
수많은 사람들의 숨길에 다져진 옹골진 산길따라 걷는 걸음이 가볍기 그지없다.
간간이 파고드는 초록빛 바람 맞으며 걷는 길이...이런 길은 하루 왼종일 걸어도 좋을 듯 싶다.
떠돌아 다니는 행복지수가 만나는 곳......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오르락 내리락 산행의 묘미는 더하고 6월의 산향기가 짙고도 그윽한 초록빛을 진동시켜 눈도 ~ ~ 마음도 ~ ~ 시원하다.
악휘봉을 앞두고 인적의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마분봉을 건너뛰고 중간 길로 악휘봉을 오르는 등산객들이다.
고요하던 산정이 소란스럽다. 여기까지 오도록 고요했었는데 이들을 만나니 마치 자연이 오염되듯이 신선함이 사라지는 것 같다.
산은 역시 풀들이 아프지 않게 걸으며 새들이 놀라지 않게 걸으며 자연이 소란스럽지 않게 걸으며 자연에 속한 그 모든 것에 감사할줄 알아야 할 것 같다.
갈림길을 지나 악휘봉으로 가는 길이다. 희양산을 가려면 악희봉을 갔다 다시 여기까지 되돌아 와야 한단다.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진 산길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느낌이다.

악휘봉 바로 아래 마치 촛대모양을 한 입석대.....그 경관이 아름다워 한국의 황산라고 이름지어 주고 그곳에서 사진도 담는다.
한낮 뜨거운 햇빛을 받고 있는 정상엔 몇몇의 등산객들과 두 개의 정상석이 우뚝 서있다.
하나는 악휘봉, 다른 하나는 악희봉.....먼저 세워진 악희봉 표지석을 악휘봉으로 바로 잡아놓은 것 같다.

정상 아래 그늘진 곳에 터를 잡고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이제 희양산만 남겨 놓고 우리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오던길 되내려가 갈림길에서 방향을 잡는다. 다시 산길은 조용해졌다.
상쾌한 바람 초록빛 그늘이 베풀어 주는 혜택을 누리며 새소리 바람소리 벗삼아 산책길 같은 고른 산길은 6월의 연초록 물결 포근한 카펫을 깔아 놓은 듯 포근함이 가득하여 그 위에 �떠� 싶은 심정이다.

연하디 연한 연초록 물결의 잎새를 바라보며 깊고 진한 설레임 안고 걷는 발걸음은 연초록 물결에 흔건히 젖어드는 마음이다.
누가 그랬듯이.....대간길은 청청지역 이라고 하더니 공감이 가는 듯 하다.
초록의 풀섶이 펼쳐지는 장면은 정말 좋은 느낌이다.
하늘이 높고 바람이 좋은 날 산길에서 시간을 보냄이 그져 행복하기만 하다.

영원한 우리들의 피터팬 이인호집사님!! 길을 잘못 짚어 가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나침판을 찾고 한참 후엔 되돌아 가잔다.
되짚어 가기엔 너무 먼 거리이다. 그리고 아까운 시간들이다.
바른 길을 가든 잘못 가든 새로운 길이 좋지 오던길 되짚어 가는 행위는 너무도 슬프다.
그곳에서 우린 우리들만의 걸팡진 잔치상을 즐긴다. 말 그대로 잔치상이다.고기와 떡이 곁들어진...

장성봉 가는 길.....
이미 모든 여건은 느긋함이 아닌 빡빡함에 맞추어지고 몸도 마음도 덩달아 날을 세운다.
산은 때로는 가득 채워주기도 하지만 이따금씩은 마음을 비우라고 타이르기도 한다.
한발한발 모아지면 언젠가는 가겠지....마음 비운채 산길을 걷는다.
잘못된 길이 분명함은 표시기도 ~ ~ 사람들의 모습도 뜸하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희양산은 한걸음 걸으면 그만큼 한걸음 멀어져 가는 풍경이 되어간다.
등로엔 낙엽도 드러�떠� 풍경으로 봐서는 한없이 걷고 싶은 산길이다.
한참 후 장성봉 정상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야 할 희양산은 이곳이 아니라 반대방향이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이곳에서 버리미기재로 하산을 한다.

(저 뒤에 희끗희끗한 것이 희양산)

희양산이 멀리서 손짖을 한다. 희끗희끗한 바위산으로 몸매를 이룬 희양산!! 웅장한 모습의 그의 몸짖이 아쉽기만 하다.
먼 훗날.....아주 먼 훗날 한얘기 또하고 한얘기 또하는 추억여행길이 될것만 같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그 분께 감사드립니다...



...........2008년6월10일 들꽃향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