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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어머님의 따뜻한 사랑

by 풀꽃* 2010. 5. 7.

 ▲2000년도의 모습 81세

 

 

 

어머님의 따듯한 사랑(시어머님)

 

어느덧 30 여년을 함께 살아온 세월이 짧게만 느껴집니다

자식을 두지 못해 막네 동서네서 지금의 남편을 낳자마자 양자로 맞으셨습니다.
흔이들 시어머니 하면 시금치의 "시"자도 싫다고들 하는데...딸겸 며느리로 어머니의 사랑을 한없이 받았습니다.

세 자녀 다 업어서 키워주시고 잠 잘때도 같이 재워주시고 집안청소며,빨래까지도 도와 주셨습니다

 

지금도 어머님의 무릎에 검게 굳은살을 볼때면 마음이 찡하며 아파옵니다.

오랜시간 무릎 꿇고 걸레질 하실때 생긴흔적들이..

 

애가 태어났을땐

송수관이 녹슬어 수돗물이 벌겋게 나왔었는데 손자 목욕 시키신다며 1km가 넘는 철마산까지 물통을 이고  힘든줄도 모르시고 물을 길어오신 어머님!!

 

아이들 어릴 땐 친정어머니 혼자 계시는게 안스러 1~2개월씩 친정 다녀오라며 호의를 베풀어주신 어머님!!

친정 다니러 간 사이 새하얀 옥양목 홑이불이 아직 때도 타지 않았는데 뜯어 빨아가지곤 빳빳하게 풀을 먹여 시쳐 놓으셨던 어머님!!

더럽지도 않은데 왜 빨으셨냐고 여쭈면 우두커니 있으면 뭐하느냐고 말씀하시는 어머님!!

 

5년전 몸이 많이 아파 어머님 앞에 몸져 누웠을때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으셨던 어머님!!

저는 모진 시어머니 앞에만 누워있기가 힘든줄 알았는데 누워있으면서 새로운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머님 앞에 젊은 사람이 아파 몸져 누워있으니 어머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란 생각을 가지고 집은 어머님에게 맡기고 1~2년간을 친정 언니와 동생네 집을 전전하며 요양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럴때에도 싫은 소리 한번 안 하시고,집 걱정은 조금도 하지말고 어서 빨리 나아 가지고 오라고 말씀해 주셨지요.

주님의 사랑과... 어머님의 사랑이 오늘날 건강한 제가 있지 않았나 봅니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기쁨을 주시던 어머님!!
30여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싫은소리 한번 안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이 저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참으로 산 교육이었습니다.

이제 저도 어머니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데 과연 어머님처럼 할 수 있을지? 숙제로 남게 되네요.

어머님이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 절반 만이라도

며느리에게 베풀 수 있으면 아마 좋은 시어머니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매일 뒷산을 찾을 때도 아침마다 시계를 보시며
일은 내가 할테니 늦었으니 얼른 가라며 등을 밀어내신 어머님!!

 

큰산 가는 날이면 현관까지 따라 나오시며 조심해서 잘 다녀 오라 하신 어머님!!
그리고 산에 갔다 돌아올땐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기다리셨다가 어머! 애미오네 하며 10년만에 만난 사람처럼 반갑게 맞아주신 어머님!!

그 어머님의 사랑을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지?.......
하늘 보다 높고 바다 보다 더 넓은 어머님의 사랑을.......♡♡♡

 

그런 어머님이 지난 12월 폐암 진단을 받으시고 지금은 집에서 요양 중이십니다

처음에 폐암 진단을 받고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영원히 나의 곁에서 함께 계실줄 알았었는데.....

4개월 동안 전신적으로 많이 쇠약해 지셨지만 어머님의 환한 모습은 여전 하십니다.

 근력이 저하되 서지도 걷지도 못하시지만 어머님의 평온한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도 그 모습으로 지난번에는 손자 결혼식도 참석하시고 3일 후에는 휄체어를 의지하고

남도의 마지막 꽃구경(행복한 이별여행)도 다녀 오셨습니다.

마음 아픈것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나의 마음에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아주 많이요..........

 **2006년4월14일 어머니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며느리로부터...

 

 

이 글은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2006년 4월14일 쓴 글입니다.

2006년5월23일 87세로 하나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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