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11년3월19일 (토요일) 날씨:봄향기 가득한 날
어디:사량도 지리망산
위치:경남 통영
코스:상족암 선착장-돈지항-지리망산(정상)-불모산-가마봉-연지봉-옥녀봉-대항선착장
누구와:안내산악회따라 권사님과 함께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사량도 지리망산>
숙제처럼 남겨진 사량도 지리망산..
삶은 하나의 기회이며 아름다움이고 놀이이다
산행이란?..
평범한 일상이 덜 심심하고 덜 지루하기 위한 행위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현제를 즐기면서 미래를 계획하고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했다
그 길을 붙잡고 감상하고 누리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세상이 보여주는 최상의 길을 배우는 일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살아 숨쉬는 동안 먼 훗날 후회가 없도록 마음껏 행복하기를 노력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산을 찾아 나선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에 빈틈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바람도 쉬어가고 햇빛도 통하게 하고 여유로운 생각도 쌓아 놓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담아 놓고 삶의 지혜와 슬기로움도 담아 놓을 수 있는 마음의 창을 갖고 싶다.
내 하루의 정해진 시간 속에 내가 하고픈 일들로 채워나간다면 그게 바로 작은 행복이 아닐까?..
자연은 아름답고 신비스러움으로 무긍무진 한 것 같다
그 아름다움을 담기 위한 사람들의 몸놀림은 오늘도 이어진다
인생은 두루마리 화장치처럼 끝으로 갈 수록 더빨리 없어지는 것이어서 인지 일주일이 금새 지나간다
사람의 몸은 원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길들여진다더니 마음이 앞서니까 몸은 자연히 뒤따라 온다.
아마 이 아침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이른 새벽 잠못자고 그 먼길에 발을 딛었더라면 누구나가 짜증 한 번쯤은 부리지 않았을까?..
이른 새벽 모두의 얼굴에선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산행지로 가기 위한 차량 이동 시간 조차도 마치 산행의 연장선 처럼 인내와 참을성을 요구하던 것들의 길들여졌음일가?..
전혀 지루하지가 않게 다가온다
비슷한 것 같지만 늘 다른 하늘빛을 바라보며 지난주 보다 시계가 맑게 보이는 듯 하다
신비스러운 산은?..
내게 모든걸 치유해주는 사랑의 에너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내 안의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길...
비우고 채우는 사랑으로 오늘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색하리라는 다짐을 해가면서 내 안에는 벌써 기쁨이 가득하다
사람에게는 꿈이 내 시간표대로 이루워지지 않으면 좌절하기 쉽지만..
하지만 인내하며 준비한 자는 그 열매를 맛볼 수 있기에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지만 기회는 찬스라는 말도 있듯이 나에게 주어진 찬스 또한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아직 펼쳐보지 못한 꿈이 있기에 그 꿈이 크든 작든 그 꿈을 향해서 나아가는 자는 희망이 있고 기쁨이 있을 것이다.
지난 주에 길을 잘못들어 완주를 못이룬 꿈을 버리지 못해 일주일만에 다시 찾아 나선다.
내가 나를 생각해도 일주일만에 간 곳을 다시 찾는다는게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지난주의 그런 아픔이 뼈속까지 파고 들만큼 나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지만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는 산악인들이 고산증으로 괴로울 때 진통제 역활을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기에...나 또한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해가면서
그 시간을 채워나갔었다
시량도에 두 번째 서는 날..
하아얀 모시적삼 사이로 살짝 내비춰진 여인의 살결처럼 햇살이 비친다
언제나 기품을 잃지 않는 사량도는 자존심을 세우려는지 어지러운 세상과의
작은 소통 할 겨를도 없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이
산행 내내 따라나선다
왜 산에만 서면 궁금증이 이렇게 많은건지...
바다 건너 이 먼길에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누가 발견하고,
그리고 이 길은 처음에 누구의 의해 어떻게 나있는건지?..
그 궁금증의 실마리는 시간이 지나도 풀리지가 않는다
늘 그랬던 것처럼..
꿈처럼 꽃이 피고 지고, 열매를 맺고 다시 봄이 왔다
낙엽속에 들어 앉아 아가의 모습으로 보라빛 노루귀가 쫑긋 고개를 내밀며 생긋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춥고 눈이 오더니~ 봄햇살 한줌에 온 천지가 봄빛으로 완연해 초록의 식물들이 초록웃음지으며 여기 저기서 생긋 미소지으며 싱그러움을 깔아 놓는다
사량도에는 봄이 피어나고~꽃이 피어나고 사랑이 피어나는 봄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듯 하다
같은 길을 걸어도..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나는 이 길을 사랑하련다
내 생명이 살아 있는 한...
나는 오늘도 메마른 대지 위에 곱게 차려 놓은 잔칫상에 초대 받아 기쁨을 누리며 어느 한순간도 지워버릴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나가며 내 안의 작은 천국을 이룬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엔 홍조띤 그림을 그려 놓고 세 번을 올랐든, 네 번을 올랐든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감동과 환희로 이어진다
위험구간이라고 줄까지 띄어 놓았는데도 지난번처럼 그리로 접어든다
이번에는~정말 이번에는 이곳에서 멋진 풍경을 담고 싶었는데 함께한 권사님이 계시기에 꿈을 이룬 듯 싶다
한폭의 그림속에 내가 서있는 듯 하다
성경속에 나오는 태초라는 말이 이런 풍경을 두고 한 말이 아닐런지...
아무 것도 없는 곳에 하나의 세상이 탄생하는 것 같다.
조각조각 돌들로 쌓아 올리 듯 천지창조란 그림으로 마음을 설렘으로 사로 잡는다
인간의 솜씨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산수화 같은 조각품..
이런 작품은 주님만이 연출해 낼 수 있는 특권일게다.
자연이 그려내는 이 아름다운 산수화 한폭에 세상에서 찌들었던 감성이 녹아내려
마음은 천상을 날으고 몸은 하늘을 나르는 듯 하다
늘 그러하듯 이런 곳에 서면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에 선뜻 돌아서지를 못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영원히 머무를 수 없는 것..
내려가기 싫다 건투정 부려보지만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내딛는다.
육신의 피로는 시간이 가면 풀리겠지만 이곳에서 받은 감회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오래오래 남을 듯 싶다.
잘 아는 지인이 사량도의 풍경에 반해 산을 타기 시작했다더니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한 말 같다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은 이렇듯 신비스런 자연과 함께함이 아닌가 싶다
사량도의 암릉이 펼쳐진 길 말고 우측으로 짙푸른 숲이 길게 이어져 있다
길게 이어진 저 능선이 지난번에 길을 잘못 들은 바로 그 능선이다
지금이야 바라 보는 것 만으로 푸르고 싱그럽게 다가오지만 정말 아주 정말 그날의 힘겨웠던 추억을 떠올리면 다시 돌아보고 싶지도 않은 능선길이다
누구나 자기의 부족함이 느껴질 때 겸손해 지고 사색이 깊어지는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은 부활을 위한 몸짓이었는지 모른다
경험만큼 큰 스승은 없기에 이번엔 정말 그런 실수가 없겠지..
숨겨진 풍경들이 제 빛깔을 띄고 마음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힘들법도 한데 마음이 즐겁고 가벼우니 몸또한 가쁜하다
마치 공룡이 춤을 추듯 쪽빛바다에 공룡이 두둥실 떠있는 듯 하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자연인 듯 싶다.
그 재미에 배고픔도 잊고 함께 가는 일행들도 잃고 공룡의 등에서 원없이 즐기며 꿈꾸워 왔던 사량도의 그리움을 마음껏 품어 본다
삶의 텃밭에서 따낸 풋풋한 향기같은 것들이 가슴을 파고 들어 온다
시량도의 첫 만남의 도도함도 사라지고 기다림에 지친 외로움도 없다
그렇게 평안하고 그윽한 얼굴이다
대자연의 무음이 때로는 장중한 교향곡임을 느껴 본다.
달바위봉을 지나 바위암봉에 도착할 즈음 많은 등산객들이 점심상을 펼치고 있다
살짝 스치는 풍경속에 해산물의 유혹이 끝내는 발목을 잡는다
맛잇게 드세요?
이 한 마디에 점심 안 드셨으면 함께 드시고 가세요?...
따라나서는 그 말에 한 마디의 사양도 없이...정말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아
그 자리에 덥석 앉아 마치 함께한 일행들처럼 한 풍경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한 무리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상을 맞이한다
거짓말 조금 보태 남해안의 해산물은 총 집합을 한듯 소라며 키조개 이름도 모를 해산물들을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는 맛이 알마나 맛있던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그런 맛이다
거기다 딸기와 키위 디저트까지...
감사의 마음에 준비해간 단호박 찐 것을 건내며 자리를 일어선다
눈으로 보는 풍경의 성찬도 복에 겨운데 이렇게 맛잇는 점심 성찬을 선물로 받았으니 복의 복을 더한날이다.
산에만 서면 그냥 주고 싶고~서슴없이 표현하고~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자연은 이렇듯 사람들의 마음을 여유롭게~풍요롭게 사랑스럽게 하나 보다.
풀기 없는 마름덤불 속에 천연덕스럽게 고개 내민 분홍빛 진달래는 성미가 급했는지
아직은 수줍은 듯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무심코 걷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스스로 가슴에 새긴 짧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이리 서둘러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멀지 않아 이 숲에도 신록의 문이 열릴것이다
새 움을 틔우고 가지를 뻗으면서 연둣빛 물감을 풀어갈 것이다.
옥녀봉으로 가는 능선길엔 돌부리들의 재롱에 걸려 마음의 발목도 그 유혹에 넘어진다
아마 신선들이 있다면 이곳도 그들의 놀이터가 아닐까?
모든 세상은 나를 위해 열어 놓은 듯 막힘이 없다.
우뚝 솟은 바위봉과 굽이굽이 능선들 아기자기한 재롱은 더 예뻤고 사랑스럽고 감격스러웠다
이 느낌 그대로 평생을 살아간다면 아마도 부풀어 오른 풍선처럼 빵빵하다 어느 순간 터져버릴 것이다.
길게 이어진 로프와의 한판 힘다루기도 가쁜하게 접수하고 경사가 급한 철계단 앞에선 다리가 후들후들
땅 아래를 내려다 보면 정말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처음 왔을 때 보단 사다리의 계단도 안전하게 보강되고 마음만 조금 늦추면 우회로를 이용하지 않아도 누구나가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에는 수많은 갈피들이 있다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아지면서부터 그 갈피들은 하나의 음악이 된다
이따금 그 추억의 갈피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계절의 갈피에서 꽃이 피고 지듯 인생의 갈피에서도 후회와 연민과 반성과 행복의 깨달음이 피어나는 것 같다
내 삶을 무언가로 채우고 또 무얼 내려 놓아야 하는지 깨닫게 하는 것도 세월이었다.
지나고 나면 모두 아름다운 시간이다.
먼훗날 인생이 연주하는 음악을 후회 없이 들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늘..
주님안에서 숙련된 조율사처럼 생의 음계를 언제나 낮은 음계에 두고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 먹는 산새들처럼 우리 또한 하늘 양식인 주님의 말씀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그런 삶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할 때 인생은 결코 후회 없는 삶이 될 것이다.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날들이 짧기에 보다 많은 것을~보다 여유있게 ~풍류를 즐기며 남은 삶의 여백에 무엇을 그려 넣을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여유롭게 살아가려고 애쓰련다.
그래서 이런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닐까?..
어쩜 그것이 가장 멋진 승리자의 모습이 아닐런지....
갈잎 사이로 노루귀가 쫑끗 고개를 내밀며 작별의 인사를 한다
꽃들이 아프지 않게~자연이 소란스럽지 않게 조심스레 다가가
애쓴만큼 주어진 행복을 누린다
한참 동안 행복한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현실 속의 나는 이미 또다른 내가 되어 버렸다
행복을 찾아 헤메는 나그네처럼...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고 그 향은 침향이 되어 내 안에 굳어진다
하산 길에서도 내 마음속의 여백은 아직 떠나지 않았다
거북이 등모양을 한 금강소나무들의 꼿꼿한 몸짓에 다시 발목을 잡는다.
하산길이 가져다 주는 뿌듯함과 사량도를 떠나는 허무함이 함께 공존한다
길지도 않은..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사량도의 줄다리기는 오래오래 내 안의 풍경이 되어 그리움으로~
사랑으로~자리할 듯 싶다
봄날의 사량도가 던져준 선물을 보듬고 돌아서는 걸음엔 앙큼스런 힘이 실려 있고가슴 한켠으로 가없는 뿌듯함은 슬며시 머물자리를 잡는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11년3월19일 .............산소녀
3월12일 사량도 지리망산 산행 때 길을 잘못들어 완주를 못하고
아쉬움에 일주일 후 다시 다녀온 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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