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숲

남도 기행(송광사)

by 풀꽃* 2011. 4. 7.

히어리

 

 

  

 

 

 

 

금둔사에서 매화 향기와 산자고의 행복함을 안고 송광사로 떠나는 길목에서 지인님은 달리는 창가로 또 무언가를 발견한 듯 환호성을 지르신다.

히어리다~히어리~♪♬~♪♬~

히어리 하면 귀한 꽃인데 저도 알고 있는 꽃이기도 했다.

저만치 달려간 차를 다시 되돌려 희어리가 있는 곳에 정차해 놓고 마치 보물을 찾듯 조심스레 히어리가 피어있는 산으로 오르는데 주변이 온통 가시덤불로 뒤엉켜 있다.

그것도 한 그루가 아닌 히어리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흔하지 않은 꽃인데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니 히어리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인가 보다.

군데군데 여기저기 희어리가 노오란 미소를 날리며 반가움으로 다가 온다.

이제까지 지내오면서 히어리와의 두 번째 만남이다.

오래전 고흥의 퍌영산 산행 때 암벽 산행을 하다 처음으로 히어리를 만나고는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각자 세 사람은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이 서로 흩어져 히어리를 담기에 바쁘다.

한동안 정신없이 찍어대며 돌아서려는데 보춘화 란이 생긋 초록 웃음을 짓고 있다

희어리를 담으러 왔다 덤으로 얻은 보너스이다.

 

여로 곳을 들러 오다 보니 시간의 여유가 없다

원래 계획대로 하면 구례 산동마을 산수유까지 보려고 했었는데 이곳 송광사만 들러도 시간이 빠듯할 듯 싶다

종종걸음 치듯 송광사로 향한다. 

 

돌아갈 길이 급한데 발목을 잡는건 왜 그리도 많은지..

꽃이 피어나 듯 오랜 세월이 말해주 듯 그루터기에서 고운 모습의 버섯이 피어나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생명이란 참 끈질기고 신비스럽다.

그냥 볼 때는 죽은 것 처럼 보이는 그루터기에서 하얀 꽃이 피어나 듯 버섯들이 날갯짓을 하고 잇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스쳤으면 버섯들이 많이 서운했을 듯 하다.

이렇게 눈맞춤이라도 하면서 가니 한결 사랑스럽고 넉넉한 마음이다.

 

 

 

잘라낸 나무를 휘감 듯이 초록의 이끼 식물이 아름다운 자태를 하고 있다.

잘려나간 나무의 누추한 모습이 안스러워 보였는지 초록의 고운 빛으로 옷을 입힌 듯 하다

자연은 이렇게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잘려나간 모습 그 자체로 우뚝 서있으면 미관상 보기도 않좋을텐데 자연의 법칙에 의해 아름다움을 수놓고 있으니 이처럼 자연도 서로 감싸주는 끈근한 정이 있나 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못보고 그냥 스쳤더라면 마치 하나의 보물을 숨겨 놓은채 가슴 속 한켠이 허전했을텐데 뿌둣이 내려 앉는 그 행복함이란 아주 작은 것이지만 또 하나의 작은 풍경을 내 안에 가둔다.

아직은 더딘 봄날에 초록의 빛은 그 자체가 싱그러움이고 사랑스런 풍경이다. 

 

 

하늘빛이 맑으면 물빛도 곱다.

하늘이 그려내는 하트모양의 그림자가 참 인상적이다.

자연은 이렇듯 신비스럽고 감동을 준다.

그 신비스러움에 이곳에서 선듯 발을 띄지를 못하고 한참 서성인다

어느 작가가 그려낸 것도 아닌데 자연이 그려내는 이 아름다운 풍경이 그져 감동이고 감탄사이다.

하나님께서 그려내시니 이런 풍광이 드러 나겠지...

 

물 위를 곱게 수놓은 나무의 자태와 하트 모양을 이룬 이 풍경은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이고 사랑스러움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리시스 처럼 호수에 비친 자기 미모에 반한 나머지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는 그 말이 스쳐 간다.

 

 

 

물빛에 비친 하트 모양

 

 

 

송광사 뜨락에는 예쁜 꽃들이 수놓고 있어 보는이들의 마음을 한결 여유있게~사랑스럽게 만들어 준다

 

 

 

 

 

                                                                          <보리밥집 사진은 모두 펌 사진이다>

선암사와 송광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조계산을 앞뒤로 하고 있는 절이다

보통 산행을 하면 들머리를 선암사로 해서 송광사로 하산을 하게 된다.

산행을 하다 송광사로 가는 길목엔 유명한 보리밥집이 자리하고 있어  산꾼들을 끓어들인다.

 

이곳에서 거리만 가까우면 각종 산채나물과 구수한 된장국이 곁들어진 보리밥을 밋보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조계산을 찾게 될 때 맛볼 수 있겠지...                 

 

 

 

기왓장이 얹어진 돌담 위로 세월을 말해주 듯 오랜 고목의 산수유가 담벽을 타고 올라와 노오란 미소를 띄우고 봄의 노래를 들려 준다.

산동마을에서 채우지 못한 산수유의 아쉬움을 이곳에서 욕심 없는 마음으로 대리 만족을 한다.

산수유가 생강나무처럼 향기가 있다면 경내를 향기로움으로 물들일텐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자연에만 들면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

계획에 있었던 한 곳을 다 못 들르고 돌아서는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따스한 봄날 좋은 분들과 편안한 마음으로 유유자적 자연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한 풍경을 이룬 것이 즐겁고 고맙기 그지 없다.

밤새 잠 한 줌 못자고 달려와 공기 좋고 아름다운 곳에서 들꽃들과 노닐던 이 하루가 먼훗날 시간이 흐르고 나면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는 그런 여행이 될듯 싶다.

 

이제까지 지내오면서 많은 산에 발을 딛으면서 종교가 기독교라 산사는 아예 처다보지도 않고 다녔는데

이번 남도 여행은 봄꽃 따라 걷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산사로만 다닌 듯 하다.

함께 한 두 지인님들께서 주로 야생화만을 탐사 하시는 분이시기에 함께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 하면 이곳을 들러 산동마을로 산수유를 보러 가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 이곳에서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다

 

먼길 함께 동행 해주신 두 지인님께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리며..

언제 기회되면 두 지인님과 자연에서 다시금 들꽃들과 행복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추억 곱게 만들어 주신 두 분께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두 분 주 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일상의 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석이조의 기쁨  (0) 2011.04.09
표정은 마음의 창  (0) 2011.04.08
남도 기행(금둔사)  (0) 2011.04.05
남도 기행(선암사)  (0) 2011.04.03
봄향기 따라서(남도 기행)  (0) 2011.03.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