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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힐링 산행(황정산)

by 풀꽃* 2013. 8. 9.

언제:2013년 7월 20일(토요일) 날씨:맑은 날씨에 잠시 소나기

어디:황정산(960m) 수리봉(1019m)

위치:충북 단양

코스:윗점-대슬랩-수리봉-신선봉-갈림길-황정산-영인봉-원통암-대흥사

누구와:교회 주안등산부 교우 24명 

 

 

7월의 숲!!

살아있는 모든 것이 푸른 숨을 내 쉬는 계절!!

곱게 수놓아진 여름의 얼굴들이 장맛비 그친 틈새 초록빛 나무 사이로 반짝인다.

같은 추억을 품고 사는 벗님들과 초록이 어루만지는 풍경 속으로 들어선다.

가까워진 태양이 나뭇잎에 부서져 초록 향기를 토해낸다.

 

조용한 산의 아침에 산 새 소리의 화음에 맞춰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파릇한 여름 향기가

코끝에 스쳐 익어가는 7월의 내음이 향기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전날 내린 비로 한층 더 싱그러운 숲 속에서 온몸으로 계절을 노래하는 원추리가 환하게 반기고

맑은 그 향에 주름진 마음이 펴진다.

차에서 내려 워밍업도 없이 곧바로 산으로 들어서 거친 숨을 토해내지만, 맑은 숲 향에 힘듦도 잊고

기분 좋은 향기를 피워낸다.

도심 속 더운 열기도 스트레스도 숲 향에 젖어 사라진다.

이름모를 두 송이의 독버섯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모습이 꼭 잉꼬부부 같다.

생물도 그러고 보면 우리네 인생같다.

육체가 무거워질수록 마음속에 깃드는 평온함 그래서 산을 오르는 것 같다.

두 발로 산을 오르지 않고서는 가질 수 없는 기쁨이다.

오름길은 숨이 턱까지 차올라 힘들고, 하산길은 무릎에 무리가 와서 힘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을 찾는 이유는 산이 거기 있고, 그곳에 가면 산이 주는 기쁨이 있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름길보다는 하산길이 더 힘이들다.

땀 흘린 후 그 상쾌함은 그 어떤 것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날아갈 듯하다.

능선에 오르자 풍경은 또 다른 얼굴과 분위기로 산객을 맞는다.

햇살이 산을 어루만지며 어깨 위에도 햇살이 내린다.

 

정다운 이들과 함께 걷는 길...

풍경도 사람도 세월도 그 길 위에 함께 걸어간다.

아득히 솟구친 능선이 하늘과 맞닿아 만들어낸 광활한 풍경 앞에 잠깐 쉬어 다리 쉼을 한다.

 

하나의 산에 4계절이 있고, 거기에 내가 있다.

그 풍경 앞에 마음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로프를 잡고 바위 사면을 지날 때는 숨소리도 죽여가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래도 밋밋한 산만 오르는 것보다 스릴이 있어 산행의 재미가 솔솔하다.

내가 산을 반기듯 끝없이 펼쳐진 산은 멀리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반긴다.

세상의 근심들을 이곳에 슬쩍 내려놓고 가도 좋을 듯싶다.

 

들꽃들의 눈인사를 받아가며 경쾌한 노래 만큼 부푼 마음으로 산길을 걷는다.

발치의 소소한 풍경 하나하나에 눈길을 주다 보면 걸음은 점점 게을러 진다.

세월이 그려 놓은 그 길에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 있다.

자연의 신비함은 생물에서도, 바위에서도 볼 수 있다.

자연이 조각한 모습이 곡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

육산인 듯하면서 심심찮게 암릉의 짜릿한 맛을 보여주는 숲길은 세월의 키를 키워온 소나무와 바위가 한 풍경이 되고 그 숲에서 숲이 베풀어 주는 피톤치드를 몸 안으로 받아 들이니 이보다 더 좋은 힐링이 어디 있으랴.

황정산 정상!

능선길에 자그마하게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지나온 수리봉의 높이는 1019m인데 황정산의 산 높이는 959m로 수리봉 보다 더 낮다.

 

산행의 재미는 오르락 내리락 이라 했던가?

황정산 정상이 지나자 마치 극기훈련을 해야 하듯 자일구간의 연속이다.

단양에 위치한 대부분의 산들이 이처럼 아기자기한 게 수려한 소나무와 암릉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기차바위와도 같은 긴 자일이 있는가 하면 직벽 구간도 있고, 있는 재롱 없는 재롱 다 부리는 나의 수호신이다.

이렇게 긴 로프가 있는 줄 알았으면 이리로 내려올 것을 한 바퀴 뱅 돌아서 내려온 게 억울하다.

나이는 들어가도 마음은 동심이기에 언제까지 푸른 시절만 생각하고 있을런지 모르겠다.

 

산그리메와 수려한 소나무와 구름의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놓고 어떻게 산을 내려갈 수가 있을까?

 

우리가 가고자 하는 코스는 능선에서 우회로 접어 들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다간 능선으로 계속 갈 수 있는 곳이어서 발빠른 대장님께서 먼저 와서 지키고 계신다.

 

하산길로 접어들자 능선에서의 경쾌함은 사라지고 처음부터 깍아지른 절벽으로 까탈스러움을 깔어 놓는다.

산도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처럼 오르막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이 있고, 편편한 능선길이 있다.

 

산 아래로 내려갈수록 길도 아닌 것이 손에 땀이 날 만큼 긴장을 하게 한다.

몇몇 등산객들이 길을 잃고 개척산행에 들었던 것이 희미한 길로 자리 잡아 또 하나의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미끄러질까봐 숨도 죽이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런 곳에선 동행의 따스한 말 한마디에 힘든 여정에 위로가 되고, 작은 실바람 한 줄기에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

한참동안 미끄러지듯 급경사를 내려와 실날같은 물줄기 소리에 마치 구세주를 만나기라도 한 듯 귀가 쫑긋 세워진다. 고생 끝 행복 시작처럼...

물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이젠 편안한 길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계곡에 물이라고 해봐야 고작 바닥을 햛고 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산 넘어 산이라고 경사가 진 가파른 길보다 더 험한 곳으로 들어섰다.

길이라고 하기엔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경사면으로 낙엽이 덮인 곳을 푹푹 빠져가며 긴장의 연속이다.

엎친 데 겹쳐 소나기까지 퍼붓는다.

편안한 길에서 소나기를 만났으면 덥던 차에 은혜의 비가 되겠지만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길 위에 길이 있다고 계곡을 가로질러 걷다 보니 버젓이 반듯한 길이 놓여있다.

길도 찾고 그사이 소나기도 그쳤다.

잠깐의 방황이었지만 숨 막혔던 시간이다.

 

황정산은 육산의 편안함과 수려한 풍광과 암릉의 짜릿함과 그야말로 종합선물 세트와도 같은 할 짓 다 하는 요새와도 같다.

 

 

 

 

 

산에서 내려와 계곡으로 들어서니 거세게 부딪히는 물살의 표류가 온 협곡을 쩌렁쩌렁 울린다.

여름 산행의 진수는 무엇보다도 더위를 식히는 것인데, 산행 후 계곡에서 흘린 땀 씻어내고, 자연산 빠가사리 민물 매운탕으로 마침표를 찍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힐링이 어디 있으랴.

 

오늘도 세월이 조각한 풍경 속에 전설을 품은 산의 품속에서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을 내 작은 가슴에 가득 담고 세상으로 내려선다. .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13년 7월 20일..........산소녀.

 

  

 

 

사랑하는 이웃님들 제가 시간이 여의치 않아

지금의 친구에서 더는 교제가 어려워서 다녀가신 걸음에도

찾아뵙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점 넓으신 마음으로 양의 바랍니다.

 

제 블로그는 블로그를 갖고 계시지 않는

 많은 분들이 찾고 있어서 부득이하게

친구공개로도 할 수 없는 그런 형편이랍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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