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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가면

2013 지리산 종주(첫째 날)

by 풀꽃* 2013. 10. 22.

언제:2013년 10월15일(화요일) 날씨:쾌청한 가을날씨에 살짝 비

어디:지리산(1915m)

위치:전남 구례,전북 남원,경남 함양,산청,하동(3개 도, 5개 군, 15개 면)

코스:성삼재-노고단- 돼지평전-임걸령샘터-노루목-삼도봉-화개재-토끼봉-총각샘터-연하천대피소-벽소령대피소(첫째 날)

누구와:들꽃향기 외 두 명

 

3일간의 일용할 양식을 모두 행동식으로 준비했다.

종주를 하기 위해 지난 겨울에 새로 구입한 50리터 배낭 (배낭의 무게 17kg+ 주먹밥 두 끼 먹을 분량)

 

 

 

 

 

 

 

 

 

 

 

 

 

 

 

 

 

 

 

 

 

 

 

 

 

 

 

 

 

 

 

 

 

 

 

 

 

 

 

 

 

 

 

 

 

 

 

 

 

 

 

 

 

 

 

 

 

 

 

 

 

 

 

 

 

 

 

 

 

 

 

 

 

 

 

 

 

 

 

 

 

 

 

 

 

 

 

 

 

 

 

 

 

 

 

 

 

 

 

 

 

 

 

 

 

 

 

 

 

 

 

 

 

 

 

 

 

 

 

 

 

 

 

 

 

 

벽소령 대피소(첫째 날 숙박한 곳)

 

 

지리산 종주(첫째 날)

 

 

찬란하게 빛나는 계절의 길목!!

매년 이맘때면 지리의 품이 그리워 그 한 자락이 내 안에서 꿈틀댄다.

오르고 올라도 목마름이 채워지지 않는 걸 보면 나에게 산행은 삶인 것 같다.

 

설렘을 안고 떠난 지리산 종주!!

그 어떤 것이 이처럼 달콤할까?

일상의 시계를 풀어두고 홀연히 떠나와 지리산에 발을 들여 놓으니

 두고 온 삶은 찰나의 불과하다.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 놓은 지리산의 풍경은

제아무리 모진 세파도 감히 헝클어 놓지 못하는 것 같다.

 지리산의 품에서 시나브로 깊어가는 가을을 본다.

 

어느새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 가을은 깊은 숲 곳곳에서 눈을 맞추고

짙어진 가을향기가 지난 여정을 반추하는 시간이다.

 

무거운 고요였을까, 가벼운 바람이었을까?

지리산의 보석 같은 길에서 그 아름다운 품속으로 빠져든다.

그곳의 자연은 고요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오래된 빛깔과 향기로 지키고 있다.

무엇하나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이 꽉 찬 풍경!!

눈에 담고, 가슴에 담고 행복을 되새김질하며 시선을 가득 메운다.

 

숨죽여 멈춘 것 같아 보여도

오랜 세월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호흡해 온 치열한 생명력..

옅은 바람에 도리질하면서도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생명이

흩으러 보이지 않는 길이다.

 

 가을 햇살 아래 얼굴 붉힌 그 모습이 꽃보다 곱다.

어느새 스며든 가을은 숲 속 구석구석을 환하게 빛내고 있다.

빛고운 풍경에 심술을 부리는 안개가 조금은 야속도 하지만

안개도 빛고운 풍경이 좋아서일까 바람을 타고 유희를 즐긴다.

 

이맘때에 풍경을 놓치고 싶은 산객이 있을까?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나서 걸음걸음 밟히는 가을을 걷는다.

무르익어가는 계절 안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노라면

나이도 잊고 금세 소녀가 된다.

 

17kg의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짖누르기는 하지만 지리의 아름다운 풍경에

그 무게조차도 아랑곳 없이 즐거움으로 다가와 지리의 한 풍경을 이룬다.

 

고요 속에 어둠이 짙게 내려 앉은 성삼재의 새벽 하늘빛은

 빼곡히 수놓은 별빛 소나타에 그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을만치

 내 생에 가장 황홀한 하늘빛을 보았고

노고단에서 만난  일출도 기분 좋은 하루의 발걸음이 되었다.

 

첫째 날 비소식이 있어 조금은 염려했지만

우리의 산행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듯이

우리가 묵을 벽소령 대피소를 700m 앞두고 비가 내렸지만

많은 비가 아니어서 산행하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집을 나선 산객들이 저마다의 보금자리에서 하루를 갈무리하는 벽소령 대피소!!

우중 벽소령 대피소에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하루 여정의 피로를 감싸 않으며 또 한 번의 감동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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