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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부디 사랑이기를

by 풀꽃* 2014. 4. 28.

 

 

 

부디 사랑이기를 / 들꽃향기

 

 

어둠을 헤쳐나와

별빛 같은 꿈을 와락 쏟아 놓고

활짝 피어나기를 바랬었는데

높이 비상하기를 바랬었는데

하루하루 숨을 죽이게 하는 절망의 시간.

 

계절은 찬란한 봄인데

꺼져가는 희망의 불꽃

꽁꽁 얼어붙은 잔인한 사월이

시간 속으로 흐르고 있다. 

 

우리의 목숨이

 어찌 산 것을 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

슬픔으로 얼룩진 사월의 봄

저들의 아픔으로

이제는 내 어이 다시 오는 봄을 맞을 수 있을까?

 

사는 준비로만 바쁜 세상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부질없는 짓 같지만

이제는 죽음을 부활로 준비해야 하는 삶인 것을.

 

사람아 사람아 그리운 사람아!

저 가느다란 풀잎도 푸르고 생생한데

싸늘한 죽음 되어 돌아오다니.

 

사람아 사람아 그리운 사람아!

다음 세상엔

아침 햇살보다 더 밝게

아침 이슬보다 더 맑게 피어나

부디 사랑이기를.

 

그렇게 그렇게 피어나

부디 사랑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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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하고 애도합니다.

저들의 슬픔과 아픔이 그 무엇으로 위로가 되겠느냐마는

우리 어른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의 아픔으로 밝은 미소조차도 송구스럽고

누리고 있는 소소한 일상조차도 죄스럽기만 합니다.

무얼 해도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기만 합니다.

 

바람을 잠재워 주시고 기적이 일어나

한 생명이라도 살아 돌아오게 하소서

어둠을 빛으로 바꿔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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