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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

by 풀꽃* 2014. 5. 8.


      어머님의 끝없는 사랑 어느덧 어머니와 3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세월이 짧게만 느껴집니다. 자식을 두지 못해 막네 시동생네서 지금의 남편을 낳자마자 양자로 맞으셨습니다. 흔히들 시어머니 하면 시금치의 "시"자도 싫다고들 하는데 저는 딸 겸 며느리로 어머니의 사랑을 한없이 듬뿍 받았습니다. 세 자녀 다 업어서 키워주시고 아이들이 잠잘 때도 어머니와 같이 재워주시고 청소며 빨래까지도 도와주셨습니다. 지금도 어머니의 무릎에 굳은살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걸레질하실 때 생긴 흔적입니다. 큰애가 태어났을 땐 송수관이 녹슬어 수돗물이 벌겋게 나왔는데 손자 목욕 시키신다며 1km가 넘는 철마산까지 물통을 이고 힘든 줄도 모르시고 물을 길어오신 어머님!! 아이들 어릴 땐 친정어머니 혼자 계시는 게 안쓰러워 1~2개월씩 친정 다녀오라며 호의를 베풀어주신 어머님!! 내가 친정 다니러 간 사이 더럽지도 않은 새하얀 옥양목 홑이불을 뜯어 빨아 빳빳하게 풀을 먹여 시쳐 놓으셨던 어머님!! 더럽지도 않은데 왜 빨으셨느냐고 여쭈면 우두커니 있으면 뭐하느냐고 말씀하시는 어머님!! 내가 매일 뒷산을 찾을 때도 아침마다 시계를 보시며 일은 내가 할 테니까 늦었으니 얼른 가라며 등을 밀어내신 어머니!! 멀리 큰 산 가는 날이면 현관까지 따라 나오시며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 하신 어머니!! 그리고 산에 갔다 돌아오면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기다리셨다가 어머! 애미(어미)오네 하며 10년 만에 만난 사람처럼 반갑게 맞아주신 어머니!! 그 어머님의 사랑을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는지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은 어머님의 사랑을.. 5년 전 몸이 많이 아파 어머니 앞에 몸져누웠을 때도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으셨던 어머니!! 저는 모진 시어머니 앞에만 누워있기가 힘든 줄 알았는데 누워 있으면서 새로운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머니 앞에 젊은 사람이 몸져누워 어머니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집은 어머니에게 맡기고 1~2년간을 친정 언니와 동생네 집을 전전하며 요양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도 싫은 소리 한번 안 하시고 집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고 어서 빨리 나아 가지고 오라고 말씀해 주셨지요. 주님의 사랑과 어머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날 건강한 내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기쁨을 주시던 어머니!! 30여 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시던 어머니가 저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참으로 산교육이었습니다. 이제 나도 어머니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데 과연 어머니처럼 할 수 있을지 숙제로 남게 되네요. 어머님이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 절반만이라도 며느리에게 베풀 수 있으면 아마 좋은 시어머니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어머니께서 지난 12월 폐암 진단을 받으시고 지금은 집에서 요양 중이십니다. 영원히 내 곁에서 함께 계실 줄 알았던 어머니가 폐암 진단을 받은 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께서 4개월 동안 몸이 전신적으로 많이 쇠약해지셨지만 어머님의 환한 모습은 여전하십니다. 근력이 저하돼 서지도 걷지도 못하시지만 어머님의 평온한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도 그 몸으로 지난번에는 손자 결혼식도 참석하시고 3일 후에는 휠체어를 의지하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남도의 마지막 이별여행도 다녀오셨습니다. 마음 아픈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나의 마음에서 조금씩, 조금씩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2006년 4월14일 어머니를 사랑하는 며느리로부터-

       

      그런 어머니께서 그해 5월 23일 87세에 하늘나로 가셨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편지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며느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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