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브레터

시내야 생일 축하해

by 풀꽃* 2014. 6. 25.

 



      시내야 생일 축하해! 시내야 세월이 흘러 네가 태어난 지도 벌써 36년이 되었구나 6.25란 꼬리표를 달고 이 세상에 태어나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는 생일이 되고 말았으니 말이야. 네가 세상에 나오려 할 때 억수 같은 빗줄기를 뚫고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그때도 장마철이라 비가 얼마나 많이 내리던지 빗줄기가 그만 그쳐 좋으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비가 축복의 비인 것 같구나. 그때는 위로 오빠가 있는대도 딸이란 말을 듣고 왜 그리도 서운하던지 그러니 아들 낳지 못한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런데 지금은 아들보다 딸이 더 좋은 것 같단다. 오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서도 친정 대소사에 늘 앞장서서 챙기는 너를 보면 딸은 살림 밑천이란 말이 맞는 것 같아 그래서 오빠도 으레 집안에 큰일이 돌아오면 새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의 의견에 뜻을 맞추는 것 같아. 네가 결혼하기 전 엄마는 너희에게 특별히 가정 교육 같은 건 시키지 않았는데 집안 대소사를 어깨너머로 봐와서인지 결혼해서 시부모님께 하는 걸 보면 어느 하나 흠잡을 것 없이 척척 알아서 하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스런 지 몰라 그래서 가정 교육은 생활 그 자체가 교육인 것 같아. 결혼해서 이제까지 시어머니 곁에서 살다가 지난해 이사를 해서 부모님이 많이 허전하실 텐데 귀찮아하지 않고 네가 스스로 알아서 부모님 자주 찾아뵙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단다. 아이들 둘 교육하랴 시부모님 돌보랴 막내이긴 하지만 늘 기쁜 마음으로 맏며느리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야 시내야 엄마가 일일이 말 안 해도 잘 알지? 작은 일에도 형님 상처 안 받게 형님 권위 세워드리는 것 말이야. 시내야 네가 시댁과 친정에 잘하고 있는 것 엄마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어. 너희도 주말 부부라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안 될 텐데도 아이들하고 잘 이끌어 가는 걸 보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단다. 그것도 아들만 둘이라서 아이들 키우기가 힘들 텐데도 큰소리한 번 안 내고 지혜롭게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말이야. 마음 같아서는 너희 가정에 딸 하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어야지. 시내야 도현이 아빠는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젯밤 그 먼 데서 아내 생일이라고 월차 내고 늦은 시간에 올라와 아내 생일이라고 손수 미역국도 끓이고 했을 테니 말이야 매년 생일이면 간단한 요리 몇 가지 만들어서 생일상 차려 주곤 하잖아. 도현이 아빠가 생일이면 매년 그렇게 하고 있으니 이다음에 도현이와 도윤이도 본을 받아 결혼해서 아내한테 그렇게 할 것 같구나 아무튼, 너는 복도 많은 것 같아 어제는 어머님이 저녁 사주시고 또 시누이들이 생일 챙겨줄 테니 말이야 그리고 시내야 생일 지나고라도 엄마한테도 밥 사줄 기회 좀 줘. 시내야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너희 가정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행복하길 바라 엄마가 사랑하는 것 알지? -2014년 6월 25일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 러브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을 앞두고 며느리가 안겨준 선물  (0) 2015.02.16
희수야 난 네가 있어 행복해  (0) 2014.12.05
희수야 생일 축하해  (0) 2014.06.17
우리 그렇게 사는 거야  (0) 2014.05.12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  (0) 2014.05.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