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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가을로 가는 길목

by 풀꽃* 2015. 9. 7.

 

가을로 가는 길목

 

멀어져 가는 여름 향기 올여름 극심한 더위가 길게 자리하여 

여름이 떠날 것 같지 않더니 계절의 순리로 이젠 여름도 서서히 멀어져 가고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 9월이다

 

하늘도 구름따라 가을로 간다. 

가을은 여심에서 먼저 온다고 했던가?

 새벽 서늘한 공기도, 높은 하늘도, 피부에 와 닿는 바람도 이젠 가을이다.

가을 그 이름만으로 설렘이 인다.

이 가을 조금 늦어도 괜찮아, 가슴 한편 비워두고 잠시 쉬어가자.

 

가을이 서서히 여물어가는 계절!

지난여름 아주 큰 아픔은 아니지만, 생각지도 않던 일로 가슴앓이를 하고

아직도 가슴 한편에 아픔의 잔해가 남아 있지만, 괜찮아 다 잘될 거야 주문을 외듯 기도한다. 

어둠을 빛으로 승화시키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빛은 어둠을 이긴다는 사실이다.

 

삶은 하루하루가 여행이자 선물이고 불편한 것들을 편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우리의 삶이 늘 행복으로 평행선을 이루어 나가면 좋겠지만,

빛과 어둠이 공존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서 행복과 불행은 나뉘게 된다.

가끔은 뜻하지 않게 어둠이 찾아와 인내의 과정을 훈련할 때도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숙해지고 인생을 배우게 된다.

 

가을은 짧다.

나는 이 아름다운 가을 하루하루를 생의 마지막 날처럼 소중히 보내고 싶다.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듯 가을도 찰나의 순간이다.

화려한 가을이 아니어도 괜찮다. 

소소한 일상 속에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든지 나만의 소박한 가을을 즐기고 싶다. 

혼자 즐기는 걸 좋아하는 나는 무얼 해도 즐겁기에 오롯이 사색을 즐겨도 좋고

서정적인 감성에 푹 빠지는 것도 좋을 듯싶고 소국 한 다발 거실에 들여놓고

가을 향 피우는 것도 만의 가을을 즐기는 방법이다.

행복은 부피와 크기가 아니라 생각이고 현실에 옮기는 것이다.

 

가을의 전령사 하면 코스모스, 해바라기, 국화 등 많은 꽃이 있지만

이 가을엔 무엇보다도 청초한 구절초와 눈 맞춤이 있었으면 좋겠다.

바위틈에 뿌리내린 구절초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흐를 것 같다.

그런 걸 보면 나에게 구절초는 그리움의 꽃이 분명하다.

 

산길을 걷다 만난 구절초 나에게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만큼 반가웠다.

지리산, 설악산 그 밖의 곳곳에서 만났던 구절초!

이 가을 내가 구절초를 그리워하는 만큼 구절초도 나를 그리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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