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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사랑스러운 며느리

by 풀꽃* 2015. 9. 25.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며느리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 이번 추석은 어떻게 하실 거에요?

나는 그 말에 글쎄 도현이 엄마도(큰딸) 화음이 엄마도(작은딸) 추석 다음 날 모두 모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식혜만 집에서 하고 밖에 나가 외식을 하자고 하는데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명절을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고 얘기했다고 했다.

 

딸아이 둘 다 추석이면 시댁에서 종일 손님 접대에 힘이 드는지

친정에 오면 쉬고 싶어 그렇게 말들을 한다.

음식이야 내가 다 준비하지만, 예전 음식처럼 밑반찬이 아니고 

상차림 할 때 바로 만들어서 상에 올리는 음식이어서

여러 사람 손이 필요하기에 딸아이들은 명절 때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준비한다 해도 

그래서 좋아하질 않는다.

며느리는 이래도 저래도 아무 말이 없는데 딸아이들은 매번 명절 때마다

사정사정하면서 다음 명절 때는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나가서 외식하자고 다짐을 하듯 말해왔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선 그렇게 한다는 게 마음이 내키지 않아

올해도 이번 추석엔 뭐를 할까 생각 중인데

이번에도 며느리가 전화로 어머니 이번 추석 우리 집에서 하면 어떨까요? 한다.

며느리 말은 고맙지만, 며느리도 집에서 살림만 하는 며느리도 아니고 일을 하고 있는데

나로서는 선뜻 대답하기가 그래서 희수야 너도 일하고 있어 힘든데      

그냥 집에서 하는 거로 하자고 했더니 어머니 아니에요.

시은이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시은이 아빠가 회나 좀 뜨고 음식 몇 가지 해서 집에서 하자고 그랬어요.

시은이 아빠가 지금 출장 중인데 목요일 출장에서 돌아오면 얘기해서 다시 전화 드릴게요.  

며느리와 그렇게 이야기가 끝났다.

 

며느리는 외동딸로 곱게 자란 데다 결혼한 지 9년이 됐어도 일을 하고 있어

집안일이며 아이들 키우는 것을 친정엄마가 맡아서 해주기에 며느리가 심성은 고와도 

솔직히 일은 잘 못 하기에 며느리에게 덥석 그러라고 말이 나오질 않는다.

며느리가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평소에 아들이 음식을 잘하기 때문에

남편을 믿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 명절에도 처음으로 아들 집에서 명절을 보냈는데 여느 주부가 준비한 명절 상차림처럼

아들이 그럴싸하게 상차림을 준비했다.

아들은 음식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어 인터넷 검색을 해서 처음 만드는 음식도

익숙한 음식처럼 전혀 손색이 없다. 

아들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면 며느리는 늘 보조 역할을 감당하는데

주방에서 둘이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하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저게 바로 사랑이고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아들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며느리 말대로 아들 집에서 한다고 할 텐데  

김치 세 가지 맛있게 담가 놨으니 식혜만 해서 이번 명절도 아들 집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나는 음식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아직은 명절을 내가 준비해도 되는데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가 참 예쁘다. 

며느리가 일은 잘 못 해도 있는 듯 없는 듯 심성이 고와 나에겐 늘 사랑스러운 며느리다.

이 가을 내가 좋아하는 소국 한 다발 사서 며느리에게 안겨주고 싶다.

희수야 사랑해^^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가을 햇살처럼 따스하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행복함이 함께하는 한가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들과 고운 정담도 나누시고

둥근 보름달 보시면서 소원도 빌어 보는

풍요롭고 행복 가득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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