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갈이 한 단 데친 건데, 김장할 때 데쳐 놓은 우거지와 함께 섞어서 끓였다.
▲딸아이가 오믈렛을 사 가지고 와서 하는 말이 엄마 사진 찍는 거 좋아해서 예쁜 거로 사 왔다고 한다. ㅎ
나는 자랄 때 엄마가 만들어 주신 선지국을 먹어와서
지금도 가을이 되면 선지국이 생각나는데
올해는 이사하느라 바빠서 선지국을 못 먹었는데 벌써부터 선지국이 먹고 싶어 노래를 부르듯 했다.
선지국을 자주 끓이지는 않지만 일 년이면 서너 차례 선지국을 끓여
자녀들을 집으로 불러 함께 먹곤 했는데
이사 온 곳은 재래시장이 없어 미루어 오다 어제 교회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먼저 살던 곳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선지를 사 갖고 와서
선지국을 큰 곰솥으로 두 솥을 끓여 자녀들과 나눔 했다.
오늘 아침에 딸아이한테 선지국 끓였으니까 가져가라고 전화했더니
딸아이가 하는 말이 그렇지 않아도 요즘 선지국이 먹고 싶었는데
잘 됐다며 맛있겠다고 환호를 보낸다.
막내는 저녁에 가지러 온다 하고 큰딸은 오후에 가져갔는데
엄마 선지국 끓이느라 수고했다고 오믈렛을 사 들고 왔다.
내가 선지국을 좋아하듯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길든 입맛에 선지국을 좋아하는데
선지국을 끓일지는 모르고 가끔 선지국이 먹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한다.
언젠가 남편과 어디를 다녀오다 점심시간이 됐는데 남편이 무얼 먹을까 하길래
선지국이 먹고 싶다고 하니까 해장국 전문점에 가서 선지국을 먹는데
내가 먹던 선지국 맛이 나지 않아 선지국이 뭐 이래 했더니 남편이 먹어 보더니 정말 그러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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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국이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그리움 풀어 놓듯
선지국을 이렇게 많이 끓였을까? ㅎ
아마 가정에서 선지국을 이렇게 많이 끓이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ㅎ
실제 손도 크지만 마음의 손도 큰 풀꽃이다.
내가 나눔하는 걸 좋아하는 걸 아는 남편이 어젯밤에는 이제 앞으로는 남에게 뭐를 줄 때는
집에 먹을 것은 남겨 놓고 주라고 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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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얼갈이 데친 것, 선지, 소고기 양지, 무, 콩나물, 집된장, 파, 마늘
<레시피>
1. 선지는 도톰한 크기로 썰어 끓는 물에 잠깐 데친다(그냥 끓이면 핏물이 우러나 선지국의 빛깔이 검기 때문에)
데친 선지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놓는다.
2, 얼갈이는 끓는 물에 적당히 데치고. 무는 조금 도톰하게 나박 썰기를 하고, 콩나물은 씻어서 물기를 뺀다.
2. 양지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물이 끓을 때 넣고 한 시간 정도 끓이다가 된장을 풀고 무, 우거지(얼갈이 데친 것), 콩나물을 넣고 끓이다가
어느 정도 익었으면 썰어 놓은 선지와 대파, 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이는데 간은 소금간으로 한다.
*무와 소고기 양지는 깜빡하고 사진을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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