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풀꽃
신새벽
사위는 온통 안개에 덮이고
안개 너머의 세상은 아득하다.
이 시간 만큼은 물오른 나무도
성장을 멈춘 듯
장승처럼 안개 속에 우뚝 서 있다.
안개에 갇힌 비밀의 정원
안개는 스멀스멀 영혼 깊숙이 들어와 자릴 잡고
영혼마저 뒤흔들어
한 땀, 한 땀 시의 옷을 지으며
그 어디에도 없을 실루엣을 입힌다.
새로운 시간이 스미는 아침
낮게 드리워진 세상은
찬란하게 빛나던 신록도, 나도
안개에 묻혀있다.
속 시끄러운 세상이
잠시나마 안개에 갇혀 잠잠하다.
안개가 걷히고 나면
어지러운 세상은 다시 고개를 들고
온갖 너스레를 떨 것이다.
-안개 드리워진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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