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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낙하(落下)

by 풀꽃* 2019. 1. 9.

         

 

 

         

          ▲지난 10월 21일에 찍은 사진

 

         

 

         

 

          집 앞 행정복지센터 뜰에 두 그루의 감나무가 있는데

          가을이 되면 하늘을 붉게 수 놓을 만큼 많은 감이 열리는데

          겨울을 맞아 까치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더러는 삭풍을 맞고 낙하해 길가 인도에 여기 툭, 저기 툭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감이 높은 곳에서 낙하할 때 그 아픔이 얼마나 컸을까?

 

          지난가을 그곳을 지날 때마다 곱게 익은 감을 보느라 하늘 바라기가 되었는데

          감이 농익었을 때는 그곳을 지날 때 감이 머리에 떨어질까 봐

          거리를 두고 피해서 지나갔다.

         

          감이 나무에 달려 있을 때는 눈이 와도 아름답고,

          새들이 날아들어 쪼아 먹는 모습도 정겹고 보기 좋은데  

          바닥에 떨어졌을 때가 문제다.

          이렇듯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갖고 있어 모두 좋을 수만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나무엔 감이 많이 달려 황량한 겨울이 무색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새들의 양식장으로 먹잇감 사냥이 한창 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감이 말라 쪼그라들어 새들이 날아드는 횟수도 뜸해지고

          인도엔 아직도 감 떨어진 흔적이 여기저기 흉물스럽게 얼룩져 있다. 

          추위에 얼어붙지만 않으면 물이라도 끼얹져 깨끗이 닦아 냈으면 좋으련만

          날씨가 추워 그러지도 못하고 그냥 보는 수밖에 없다. 

          인도에 떨어진 감의 흔적은 마치 감의 아픔의 문신 같기도 하다. 

 

          

 

          의인의 입은 생명의 샘이라도 악인의 입은 독을 머금었느니라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

          -잠언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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