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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얕은 생각

by 풀꽃* 2019. 1. 18.

         

         

 

          며칠 전 산책을 하는데 옆으로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걸어가시는데

          걸음도 빠르고 자세가 꼿꼿한 게 몸 관리를 잘하신 것 같았다.

          연세가 70이 넘은 것 같은데 고우시고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뒤에서 바라보며 나도 이다음에 저 나이가 되면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분의 꼿꼿한 자세가 얼마나 보기 좋은지

          나의 자세를 점검하며 가슴을 앞으로 펴고 어깨를 뒤로 젖히며

          바른 자세를 취해 본다.

 

          자세도 습관인데 나의 자세는 어깨가 앞으로 살짝 굽혀져 

          걸음을 걸을 때마다 가슴을 앞으로 펴고 걸으려고 노력하는데 

          의식을 하지 않으면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다시 구부정한 자세가 되곤 한다.  

          어깨가 많이 굽은 건 아니지만 자세가 바른 어르신들을 보면

          그 모습이 참 부럽게 느껴진다.  

 

          몇 년 전 위임 목사님께서 집 근처 교회에서 부흥 집회를 하시는데

          목사님께서 앞으로 걸어가는 자세가 똑바른 게 얼마나 보기 좋은지

          그 후로는 걸음을 걸을 때마다 가슴을 펴고 어깨를 뒤로 젖히며

          바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의식을 하지 않으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곤 한다.

 

          이렇듯 사람은 자세만 바르게 걸어도 참 멋지게 보이는데

          몇 년의 세월이 흘러도 나의 자세는 교정이 안 되고 어깨가 살짝 굽은 모습이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던 어르신은 내가 생각에 골몰하고 있는 동안

          나와 간격의 벌어져 5m 정도 앞에 가고 계시다.

          한 번 따라가 보고 싶어 속도를 냈더니 1분 정도 돼서

          같은 위치에 서게 됐다.

          불과 5m의 거리인데 1분의 시간이 걸린 걸 보면 어르신의 걸음이 보통 빠른 게 아니었다. 

          어르신의 걸음이 얼마나 빠른가 테스트해 보기 위해 나도 힘껏 걸었더니

          나이 탓인지 어르신을 추월할 수 있었다.

          순간 안도감이 들었지만, 어르신 앞에서 못 할 짓을 한 것 같아 송구스러웠다.

 

          어르신과 나이 차이야 있지만, 어르신의 자존감을 무너트린 것 같아

          큰 잘못을 한 것 같다. 

          어르신께서 말씀은 안 하셨지만, 나이 드니 어쩔 수 없다고 하셨을 것 같다.

          어르신의 기를 살려 드려야 했는데 아침부터 나의 짧은 생각이 

          어르신의 마음을 자극한 것 같아 나를 자책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잘못해도 한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정직하여도

          여호와는 마음을 감찰하시느니라.

          -잠언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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