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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지난 이야기(훈계)

by 풀꽃* 2019. 1. 14.

 

         

 

          

         

 

          동짓날 딸아이가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해서

          남편과 함께 약속 장소로 갔다. 

          사위는 서울에서 송년 모임이 있어 참석 못 하고 아이들하고 딸만 참석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오면서 딸아이가 하는 말이

          엄마 어제가 동지였냐고 묻길래 어제가 아니고 오늘이 동지라고 했더니

          딸아이가 하는 말이 그럼 어머니 오늘 팥죽 끓이셨겠네 한다.

          그 말에 어머니가 팥죽을 끓이셨으면 너희들 부르시지 그냥 계시느냐고 했더니

          딸아이가 하는 말이 우리가 팥죽 안 좋아하는 거 아시니까 

          어머니가 팥죽을 끓이셨어도 연락 안 하실 거라고 한다. 

 

          딸아이의 그 말에 어머니가 팥죽 좋아하시면 네가 끓여 드리지 그러느냐고 했더니 

          딸아이가 하는 말이 나는 팥죽 한 번도 안 끓여 봐서 끓일지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딸아이는 어떤 음식이든 잘하기에 할 줄 모르면 인터넷 검색해서 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자기가 안 좋아하니까 관심을 안 두는 것 같다.

 

          엄마도 팥죽을 좋아하지 않지만, 너도 알다시피 엄마는 할머니 살아 계실 때

          동짓날이면 해마다 팥죽 끓여 드렸는데

          너는 팥죽을 안 좋아하지만 네가 끓여 드리면 어머니가 얼마나 좋아하실 텐데

          내년부터는 끓여 드리라고 했더니 아무 반응이 없다.

 

          그 말끝에 덧붙여 결혼한 지가 10년이 넘었으면 이제 어머니 연세도 연로하신데

          이제는 김치도 네가 담가 드리라고 했더니 

          어머니가 미리 챙겨 주신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한다.

 

          딸아이가 시어머니께 다른 건 다 잘하는데 김치 하나만큼은 할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했더니 어머니가 아무 말씀 없이 해 주시는데

          내가 김치를 해 드리면 앞으로 김치 담그는 게 내 몫이 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한다.

 

          다른 건 다 잘하면서 김치 담그는 게 뭐 그렇게 힘들다고

          엄마는 할머니가 계셔도 결혼하고 처음부터 김치 담갔다고 했더니

          엄마 세대하고 지금 세대하고 같냐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김장김치 다 먹고 나면 생각해 볼게 한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십계명 중 제 오 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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