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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내 마음의 풍경

by 풀꽃* 2018. 12. 26.

 

 

 

         

          <펌 사진>

 

 

          보름이 하루 지난 동짓달 열엿새....

          날씨마저 포근한 고요한 새벽!

          서쪽 하늘 금빛 찬란한 둥근 보름달의 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다.

          나목 잔잔한 가지 사이로 투영된 달의 모습은 티 하나 없는 어린아이 모습 같다.

          보름달을 보는 순간 이어오던 기도는 허공으로 날아가고

          언제나 나의 길든 습관은 걸음을 옮겨가며

          여러 각도로 구도를 잡으며 영혼의 셔터를 눌러 보지만

          실제의 사진이 아니라 그 행위는 허무 그 자체였다.

 

          자리를 이동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면 

          아까 와는 또 다른 풍경에 그림을 스케치하듯

          여러 각도로 구도를 잡아가며 나만의 풍경을 완성했어도 이번에도 실질적인 사진이 아니라

          만족함보다는 허무였다.

          실전에 옮겼으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바보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끝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아 산책을 끝내고 

          카메라를 가져와 풍경을 담으려고 생각하는 순간 

          금빛 찬란한 둥근 보름달은 구름으로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허무함이라니....

 

          잠시 후 구름 속에 갇힌 달은 겸연쩍은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랴부랴 걸음을 옮겨 카메라를 가져와 보지만 

          금빛 찬란한 달은 끝내 희미한 모습으로 안녕을 고한다.

          아쉬움에 나를 자책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렇듯 모든 건 때가 있고 우선순위가 있는 것 같다.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때를 놓치고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다. 

          산책을 뒤로하고 사진을 먼저 찍었으면 될 것을 지난 다음에야 깨닫게 된다. 

 

          -포근한 새벽 산책길에-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

          -잠언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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