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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겨울 봄비

by 풀꽃* 2019. 2. 11.

 

 

 

 

 

겨울 봄비 / 풀꽃

 

 

긴 겨울을 털어내듯

立春을 하루 앞두고 봄 같은 겨울

밤새 비가 내리고 

가뭄을 해갈하듯 종일 비가 내린다.

 

쉼 없이 내리는 비가 질릴 법도 한데

질리지 않음은

황량한 겨울 애타게 그리던 봄비이기에 그렇다.

 

대지를 깨우는 생명의 언어

겨울이 소멸하듯 봄이 나직이 비를 타고 걸어온다. 

 

겨울과의 작별

고요 속에 잠겨 홀연히 빗길을 걸으면

나 또한 비가 되고 비 또한 내가 된다.

 

봄비가 내리는 이런 날에는

아련하게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처럼

겨우내 메말랐던 가슴에 봄이 흐른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나뭇가지에 방울방울 봄이 걸려 있을 것이다.

 

#

 

포근한 날에 봄비가 좋아 지하철역에서 내려

20분을 실비를 맞으며 걸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시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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