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아홉 살 되든 해
소슬바람 부는 어느 가을날
산기슭 어귀에 함초롬히 핀 구절초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래살래 손사래 치며
제발 나를 꺾지 말아 주세요
애원하는 구절초.
지금도 눈 감으면 아스라이 떠오르는
그날의 가슴 아픈 상념
동심 속 이야기는 전설이 되어 가을만 되면
가슴앓이를 하며 꽃으로,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계절도 나도
이젠 여름옷 벗고 가을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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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는 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 개의 마디가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 시기에 채취할 때에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한다.
내 나이 아홉 살 되든 해
음력 9월 9일 9시에 구절초를 뜯어 약으로 사용하면 효험이 있다고 해서
엄마 따라 구절초를 뜯으러 가서 한가득 뜯었다.
지금도 구절초를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아릿하다.
-2021, 10, 9 양주 나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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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시편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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