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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그리움의 길을 따라

by 풀꽃* 2022. 7. 11.

 

 

 

 

 

 

 

 

 

 

 

 

 

 

 

 

 

 

 

 

 

 

 

 

 

 

 

 

 

 

 

 

 

 

 

 

 

 

 

 

 

 

 

 

 

 

 

 

 

 

 

 

 

 

 

 

 

 

 

 

 

 

 

 

 

▲수국을 감상하고 있는 남편

남편의 취미가 테니스로 전국 테니스협회 임원을 맡고 있는데,

남편과 가끔 출사를 가면 내가 사진 담고 있는 동안 남편은 그 지역에 사는 지인과 만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번에도 나는 쑥섬에 안 들어갈 테니 혼자 다녀오라고 해서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안 보면 어떡하냐고 설득해서 함께 들어갔는데

수국을 보더니 나보다 더 좋아하며 이 높은 곳에 잘 가꿔 놨다고 감동한다.

남편이 테니스로 전국을 다 다니고 있지만, 테니스 경기만 했지, 

나 아니면 이런 곳을 볼 수나 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되니 산도 일어나고

나무도 일어나고 새도 일어나 새날을 찬양한다.

안개가 배경이 된 비밀의 정원

바람은 바람의 부피만큼

비밀의 정원은 그 넓이만큼 수국을 끌어안고 있다.

 

수국의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 길이 끝날까 봐 

이어져라 이어져라 계속 이어져라 ~ ~ ~ 

걸음걸음 발을 뗄 때마다 주문을 외우듯 되네 곤했다.

 

순수의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수국은

안개에 실려 내 젊은 날의 풀물 든 추억의 시간으로 가는 것 같다.

海霧(해무)도 수국이 그리웠는지 수국을 감싸 안고 떠날 줄 모르는 걸 보면

수국의 사랑이 나만큼이나 큰가 보다.

수국 길을 따라 걷노라면 선물 상자를 열어 보는 것처럼 설렘의 연속이다.

밥 한 끼는 거를 수 있어도 이 길만은 빼놓을 수 없기에

밤잠 설치고 달려와 선물 같은 풍경과 마주했다.

 

자연의 꽃은 자연의 기운으로 피어나

사람들을 꽃으로 피어나게 한다.

수국에 마음 뇌이고 그리움 털어 내니

가슴 가득 수국 향기로 올여름 더위도 거뜬히 이겨낼 것 같다. 

 

이곳은 갈까 말까 하면 가는 게 진리이다.

 

 

 

-2022, 6, 27 전라남도 고흥 나로도 쑥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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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시편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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