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
울산바위는 직접 오르는 것보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울산바위의 진면모를 볼 수 있다.
▲낙타바위
▲신선대
▲수바위
▲산오이풀
▲쑥부쟁이
▲분홍 물봉선
▲노란 마타리
다시 산에서 푸른 숨을 쉰다.
9월의 숲은 짙푸른 숲그늘을 드리우고 숲 그림자는 또 하나의 숲을 이루고
초록빛 향기로 가득하다.
낯선 길의 설렘과 아직 드러나지 않은 풍광의 기대감으로 숲의 서곡은 시작된다.
산허리를 흐르는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뚝 솟은 기암이 자리하고
마음은 기암보다 더 큰 기대감이 자리한다.
숲 내음이 가득한 산길을 걸으며 산에서만 볼 수 있는
산오이풀을 만나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희열로 가슴이 벅차 온다.
계절로 봐서는 조금은 늦은 듯한데 그토록 좋아하던 산오이풀을 만나다니
자연이 내게 베푸는 특별한 선물 같다.
산에서의 시간은 넓혀가면 넓혀 갈수록 마음은 산을 닮아가니
이보다 값진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을 가르며 자연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며
극진히 자연을 예찬했다.
나에게도 이 초록빛처럼 눈부시고 싱그러웠던 시절에
산을 노래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새 하산을 해서
먼발치에서 산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토해 내고 있으니 영원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런 걸 보면 나이는 어디에도 감출 수 없는 정직한 예표이다.
기억의 조각을 맞추며 산과 함께 향기로운 추억 한 겹 더 입은 오늘 하루가
저 숲 어딘가에 바람처럼 머무르다 간다.
내 삶에 숲의 향기와 바람의 노래가 오늘처럼 이어진다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행복의 연속일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살면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에필로그>
예전에 산행할 때 설악산을 수없이 올랐어도 무박 산행이나 1박 2일로
원거리 산행은 여러 번 했어도 성인대를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 추석 연휴에 드디어 성인대에 발을 디뎠다.
성인대까지 오르는데 시간이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그 정도는 오늘 수 있을 것 같아 자신감을 갖고 도전했는데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었다.
늘 그렇듯이 산에서의 시간은 산에 맞추다 보면 정해진 시간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왕복 두 시간이면 될 것을 사진 담으며 유유자적 걷다 보니 무려 4시간이나 소요됐다.
산의 시간은 시계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산 아래는 햇빛이 찬란했는데 변화무쌍한 산악 날씨는
구름이 잔뜩 드리워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
나 혼자만 성인대를 오르고,
가족들은 설악산 소공원에서 비룡폭포와 흔들바위 있는 곳까지만 오르고
2시 30분에 합류했다.
-추석 연휴 둘째 날(추석) 9월 10일 북설악 성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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