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절이 돌아오면 열흘 전부터 순차적으로 준비를 하는데
가장 먼저 카펫과 소파 덮개 그리고 침구류를 세탁하는데
9월 11일 수요 영상예배 말씀을 들어가며 세탁을 하는데
카펫이 아이보리색 면사로 짠 거여서 평소에는 1차 세탁으로 카펫에 세제를 뿌리고
솔로 박박 문지르고 2차로 큰 다라에 세제 풀고 발로 밟아서 빨았는데
이번엔 1차 세탁을 생략하고 큰 다라에 세제 풀고 담갔다가
1시간 동안 발로 밟아가며 빨았는데
카펫이 아이보리색이라 세탁이 깨끗이 안 될까 봐 세제를 많이 넣었더니
세제의 독성으로 발 여러 곳에 피부가 벗겨져 울긋불긋 상처가 났다.
그럼에도 그 발로 침구류를 40분 동안 밟아 빨고 헹구고 나니까
발이 쓰라려 걷기조차 힘들었다.
카펫을 1차 세탁을 하지 않아도 깨끗이 세탁이 되는 걸 이제까지 괜한 고생을 했다.
아마 이번에도 날씨만 덥지 않았으면 카펫을 1-2차 세탁을 거쳤을 텐데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1차 세탁을 생략했던 것이다.
추석에 우리 가족은 아이들까지 토란국을 좋아해
토란국을 스테인리스 큰 곰솥으로 가득 끓이는데
나는 추석 음식 준비하느라 토란 껍질 벗길 시간이 없어
토란 껍질 벗기는 건 남편의 몫인데, 남편은 이제 추석이 돌아오면
토란 껍질 벗기는 건 남편의 몫으로 알고 으래 하려고 한다.
오이소박이와 포기김치는 미리 담가 났으니
추석 음식 메뉴 정하고 메뉴에 들어갈 재료 메모하여 장만 보면 된다.
새우장 담그려고 새우(대하 3kg)도 미리 손질해서 냉동실에 얼려 놨으니
토요일(9월 14일) 남편과 재래시장에서 장을 봤다.
자녀들은 올 추석은 날씨도 더운데 음식 많이 하지 말고 조금만 하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길든 습관에 이번에도 항상 하던 대로 잔칫상 차리 듯했다.
이번 추석엔 날씨가 너무 더워 식혜를 하면 엿기름 거른 물이 상할까 봐
식혜는 생략하려고 했는데, 막상 장을 보는데 매번 하던 식혜를 안 하려니까
마음이 걸려 식혜를 하던 안 하던 장 볼 때 엿기름을 샀다.
평소에는 식혜 할 때 전날 밤 엿기름을 걸러 앉혔다가 새벽 일찍 식혜 밥을 안치는데
저녁에 엿기름을 거르면 엿기름 거른 물이 상할까 봐
이번엔 새벽 4시에 엿기름을 거르고 한 시간 정도 앙금을 가라앉혔다가
가라앉힌 엿기름 물을 페트병에 담아 냉장고에 7시간 넣었다가
식혜 밥알이 삭았을 때 꺼내서 식혜를 끓였다.
지금까지 식혜를 해왔어도 이번처럼 번거롭고 내공이 들어간 식혜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해서 어렵사리 식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성공했다.
매년 명절이면 아들 가족은 명절 전날 오고
딸들은 명절 당일은 시댁에서 보내고 명절 다음날 친정에 오기에
우리 집은 명절 다음날이 명절 분위기인데
이번 추석엔 작은 사위가 추석 다음날이 회사 당직이라
이번 추석엔 부득이하게 추석날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예년 같으면 항상 명절 다음날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먹었는데
이번엔 저녁만 먹으니까 만든 음식이 80%는 남아 자녀들 갈 때 나눠서 들려 보냈다.
이렇게 저녁식사를 준비하니까 시간의 여유가 있어 편리하긴 한데
어딘가 모르게 썰렁한 느낌이 들어 명절이라도 허전한 마음이다.
식혜를 스테인리스 큰 곰솥으로 두 솥 끓이면 2리터 페트병으로 10병이 나오는데
자녀들 한 병씩 나눠주고, 이웃에 사는 권사님 두 분께 한 병씩 드리고
며느리 친정 갈 때 한 병 보내니까 모두 여섯 병을 나눔 했다.
이번 추석엔 날씨가 더워 식혜 만드는 게 큰 관건(關鍵)이었는데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긴 했어도 풍성하게 해서 이렇게 나눔 하고 나니까
마음 또한 뿌듯하고 명절을 풍요롭게 잘 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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