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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천국을 연상케 한 소백산

by 풀꽃* 2007. 4. 20.
언제;2004년12월25일
어디;소백산
코스;희방사-연화봉-비로봉-국망봉-구인사

오르고 올라도 또 오르고 싶은산 하면 역시 소백산이다.
해발 1439m....세 번의 산행을 했었지만 모두 철쭉산행이었다.
소백산의 겨울산행을 꿈꾸었던 차에 기회가 되어 결정을 하였다.
코스는 희방사-연화봉-비로봉-국방봉-신선봉-구인사로 정하였다.
추운날씨도 아랑곳 없이 모든 여건을 다 뒤로 접고 떠나기로 하였다.

산행갈 준비를 끝내고 초저녁에 잠을 청했지만, 잠은 쉽게 오지가 않았다. 이른 시간에 잠자는 것이 나에게는 장거리 산행하는 것 보다 더 힘이들고 괴로운 일이다.

시간에 맞추어 출발지에 도착하니 넷이서 가기로 했었는데 한명이 줄어 세명이 되었다.세명이면 어떻고 두명이면 어떠랴! 차에 몸을 싣고 희방사 방향으로 향했다. 겨울산행인지라 장비도 철저히 준비했다. 그런데 이게 웬 행운~~ 눈이 오는게 아닌가!
눈내린 소백산을 상상하니 마음이 설레었다.

4시에 희방사에 도착하여 차안에서 도토리묵과 호박죽으로 요기를 하고 4시30분..만반의 준비를 하여 산에 올랐다. 눈은 함박눈은 아니지만 가늘게 날리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눈보라를 맞아가며 한발한발 산을 올랐다. 희방사 돌계단 하면 상상하기도 싫었는데 다시는 안딛겠다고 했건만.. 다시 오르다니!
그런데 생각외로 돌계단이 내려오는 것 보다 오르는 것이 쉽게 느껴졌다. 시간도 4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두운 밤인데도 렌턴의 불빛에 비추어지는 철쭉가지는 고운 은빛 모래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있었다.
낮에 보는 설경도 아름답지만 불빛에 보는 설경또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그런데 눈보라가 휘날리고 바람또한 만만치 않은 날씨인데 힘들게 느껴져야 할 산행이 힘들지만은 않다.
그만큼 산을 좋아해서인지..경치가 아름다워서 인지......

연화봉에 도착하여 어둠을 헤치고 기념 촬영을 하였다. 비로봉을 향하여 한발한발 조심조심 발을 띄었다. 어둠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는 설경은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 이었다.
설경을 보는 순간 천국을 떠올렸다. 수없이 감탄을 하며 이 아름다움을 우리만 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비로봉을 향하여 가다 대피소에 들어가 아침 만찬을 하였다. 이런 날씨에 대피소 아니면 식사는 상상도 못한다. 몸도 조금 녹였다.
비로봉에 올라가니 대청봉 바람 못지않게 바람이 휘몰아쳤다.몸을 가누기도 힘이 들 정도 였다. 기념촬영도 생략하고 국망봉으로 향하였다. 그쪽 코스로는 처음 가보는 길이다. 길이 아기자기 하고 경치 또한 아름다웠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넘어 산으로 이어졌다. 소백산의 웅장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국망봉으로 가는 능선의 아름다움을 그 무엇으로 표현할까!
그 아름다움에 취해 추위도 아랑곳 없고 사방을 둘러봐도 감탄사만 나온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이 끝나고 구인사로 가는 길은 내리막 길이다. 길이가 장장 5.4km..눈이 내린 길이라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구인사..! 말로 듣던 그대로 웅장하였다.
마치 대학 캠퍼스를 연상케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16시 30분...오늘 산행시간만 12시간....설악산 다음으로 긴 산행이었다. 정말 이번 산행이 얼마나 보람있고 아름다운 산행이었는지 앞으로 내 평생에 이 같은 산행이 또 있을까 싶다. 영영 잊혀지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위원장님, 그리고 이인호 집사님..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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