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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사랑도 지리산 (옥녀봉의 설화)

by 풀꽃* 2007. 4. 20.
통영과 사천의 바다 중간에 있는 사량도는 옛날부터 혼례식에 대례를안는 관습이 있었는데

대례(大禮)를 하면 반듯이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온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옛날 이 섬에는 홀아버지와 딸이 살고 있었는데 딸은 차츰 예쁘게 자라서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처녀가 되어

사람들은 그녀를 옥녀(玉女)라고 불렀다.

 

그런데 딸을 키워 오던 홀아버지가 아름다운 딸에게 욕정을 품게 되었다.

옥녀는 이러한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좋은 말로 진정시키며 그날그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비바람이 몹시 쳤다.

 

욕정에 눈이 뒤집힌 아버지가 딸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니

옥녀는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눈물로써 호소하며 말하기를 "아버지 사람이라면 이러실 수가 없습니다.

하늘이 무섭지도않습니까? 차라리 소녀를 죽여주십시오.하면서 항거하였으나 욕정에 휩싸인 아버지는 막무가내였다.

참다못한 옥녀는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었다. "아버지,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소녀도 사람이라면 아버지께 어찌 몸을 바치겠습니까?

정히 아버지가 이러하시면 소녀가 저 산위에 있겠으니 아버지는 등에 소덕적을 쓰고 기어서 올라오시면

소가 된 마음으로 소원을 들어 들이겠습니다.라고 울면서 말했다.

딸이 허락한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아버지는 딸을 산 위로 보내고 자신은 소덕적을 쓰고 엉금엉금 소처럼 기어 산에 올랐다.

"소처럼 기어서까지 나를 탐내시지는 않겠지 라는 일말의 희망으로 산위에 서 있던 옥녀는

엉금엉금 기어오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자 더 이상 어쩔 수 없음을 깨닫고 아래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예쁜 옥녀의 모습은 피투성이가 된 채 싸늘하게 죽고 말았으니 그제야 정신을 차린 아버지는 울면서 용서를 빌었으나 죽은 옥녀는 살아나지 않았다.

이후에 이곳 사람들은 대례(大禮)를 치러보지 못하고 죽은 옥녀를 위로하기 위하여

이곳에서 행해지는 혼례식에는 대례(大禮)를 행하지 아니 하였으며.옥녀가 죽은 산을 옥녀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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