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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향기

동남아 최고봉 키나바루산 등정기(둘째날)

by 풀꽃* 2007. 4. 21.
언제:2007년2월28일(수요일) 날씨:맑음
어디:말레이시아 키나바루산
위치: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북단 사바주
코스:메실라우 리조트-메실라우 게이트-밤부-라양라양 산장-라반라타 산장-사얏사얏 대피소-정상-라반라타 산장-라양라양 산장-팀포혼 게이트



둘째날!!

집만 떠나면 낯가림을 해서인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숙소를 나선다.
어젯밤 숙소로 향할땐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지못했었는데 메실라우 리조트의 풍광이 한마디로 꿈속에 그려본 그런 풍광이었다.
순간 키나바루산의 등반은 잠시 잊혀지고 3일 동안의 시간을 이곳에서만 보내도 지루하지 않고 만족스러운 풍광이었다.
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하늘을 찌를듯한 아름드리 고목들......고목을 휘감고 있는 이끼와 그곳에 자생하는 많은 열대식물들,군데군데 야자수나무와 열대고사리,그리고 통나무로된 숙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천국을 연상케 한다.
리조트 위로는 병풍을 두른듯 바위 암봉들이 즐비하게 우뜩 솟아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한국의 월출산을 보는듯 하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으로 돌아와 서양의 아침식사인 빵과 소세지,짜파게티 빛갈의 스파게티,콘프레이크 등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짐은 둘로 나뉘어 일부는 보관하고 배낭만 챙겨가지고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채 이국적 숲속 풍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배낭무게가 무거워 대원 모두가 현지인 포터셀파를 쓰기로 한다.
포터셀파 사용시 kg당 우리돈으로 2400원 정도를 지급해야 한다.
다시한번 등반을 위한 최종 점검을 한 다음 키나바루 국립공원 입산 수속을 마치고 입산 허가 인식표를 발급 받아 목에 걸고 메실라우 게이트를 통과(8시20분)하여 열대 정글 속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숲은 아침의 향기를 진하게 피워내고 새들은 지저귄다.
대원들과 포터셀파로 대열을 이루며 열대림 속으로 빠져든다.
잘 정리된 등산로이나 잦은 비로 인해 조금은 질벅인 곳도 있었다.
텔레비젼이나 영화 스크린을 통해 볼수만 있었던 밀림지대를 원없이 바라보며 마치 내가 타잔이라도 된 기분이다.
제1쉼터가 있는 전망대에 올라 잠시 풍광을 담는다.
저 멀리 건네다 보이는 깊은 계곡에는 여러개의 폭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높은 산 꼭대기에는 정상으로 보이는 바위암봉이 눈에 들어오더니 금새 안개로 자욱해진다.
쉼터에 쉬면서 "참 아름다워라"의 찬양도 부르며 잠시 휴식을 갖는다.
제1쉼터 팔각정을 지나 오르막은 계속 이어지고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나무들과 거기에 서식하는 풍란,처음보는 아름다운 꽃들,아열대 식물,특히 네펜데스 식충식물이 우리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제2,제3쉼터를 지나 어느새 제4쉼터인 타카르트 쉼터에서 여행사에서 준비한 한국식 도시락으로 지친몸을 재충전하는 점심식사 시간을 갖으며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풍광은 우리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답다.
각종 열대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는 아기자기 하고 울창한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30~40분 정도 오르다 보니 제5쉼터인 라양라양 대피소를 만난다.
팀포혼 게이트로 등반하는 코스와 합류하는 지점이라 갑자기 인파가 늘어난다.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산객들이 간간이 보이기도 했다.
오르막은 다시 이어진다. 돌계단도 만나고 급경사의 오르막이 한참 이어진다.
양옆으로는 아름다운 꽃들이 즐비하게 이어져 있는 모습이 마치 지리산 종주를 할때의 모습과도 같았다.
2~3시간을 오르니 고산나무(작은 침엽수)와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의 눈을~~ 맘을~~다 빼앗아 간다.
하얀 솜털구름까지 어우러져 천상의 화원을 연출해 낸다.

마치 한라산 정상에서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풍광과도 비슷하다.
한참동안 풍광을 디카에 담으며 우리가 마치 사진작가라도 된듯 착각에 빠진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발걸음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이 행복의 순간들.....묶어만 둘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영원히 머무를 수 없는것......
올라가기 싫다 건투정 부리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발을 옮긴다.
연이어지는 아름다운 작품은 주님만이 연출해 낼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게 아닌듯......이런 풍경을 보면 행복해 지니.....
산에서의 시간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누구나 가장 아름다운 젊은 날이 있듯이 자연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있는듯 하다.
또 다른 산세의 아름다움을 나에게 주었고 여기 저기 주님의 작품은 조화롭게 만들어져 있고 나의 한량없는 마음은 기쁘기 그지없다.
눈부시게 빛나는 아름다운 향연은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로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있다.

고산나무와 암산틈으로 우리들의 베이스 캠프라 할까 숙박지 산장인 라반라타 산장이 서서히 드러났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등산객들이 눈에 띄었다.
현지식으로 준비한 저녁식사(부페)를 하고 키나바루산 절정을 이루는 암벽이 병풍처럼 펼쳐있는 라반라타 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는다.
숙소를 배정받고 잠자리에 들어가지만 불면의 날은 오늘도 이어졌다.

*****2007년3월5일***** 들꽃향기*^^*
2007-03-05 23:00:55 / 61.47.19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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