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관악산
위치:서울툭별시 관악구 사당동,신림동,과천
코스:사당역-관음사-연주대-정상-서울대 공학관능선-서울대
산행시간:여유있게 6시간
누구와:나 홀로
배가 고프 듯 산이 고프다
요며칠 따뜻한 봄날같은 날씨가 산으로 부른다
교회 정기산행이 두 주 뒤로 미뤄지자 산이 미치도록 가고 싶어 나 홀로 산행을 떠나 본다
혼자 하는 산행이야말로 산과 깊이 만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제일 미련한 짓은 내 마음속 정답을 알면서도 이래서~저래서~갖가지 핑계와 함께 외면하고 미루고 무시하는 것이 아닐까?
강원도에 많은 양의 눈소식이 전해지자 마음은 이미 그곳에 가서 설경을 즐겨 본다
강원도엔 많은 양의 눈으로 이미 통제가 된 곳도 있고 대설주위보와 경보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올 겨울 눈산행을 별로 못해 설경이 많이 그립지만 마음을 접고 관악산으로 향한다.
하늘은 하얗게 햇빛을 쏟아내고 늘 푸른 소나무는 초록 향기를 토해낸다
싸한 바람이 전해주는 상쾌함과 싱그러움 무한한 감동의 파노라마의 연속이다
연일 곤두박질 치던 추위에 꽁꽁 언 별빛이 가져 온 하늘빛이 달라졌고 푸른 하늘 파진 작은 연못은 얼어 붙었다
추위를 이기는 것은 그 추위와 맞서 즐기는 것이다
하늘 맑은 날.. 하늘이 맑으니 마음도 덩달아 맑아진다
몇번은 오른 산이지만 한 번이라도 마주친 적이 없는 길처럼 혹은 풍경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빈 칸을 메우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내가 헛되이 보내는 이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
이 하루가 그러고 보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
이 하루가 인간적인 모든 것을 멸망시킬 수도 있고, 다시 소생시킬 수도 있다
나는 오늘도 이 하루라는 시간 속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해 하얀 도화지를 펼친다
찾을 수 있는 산이 거기 있고 또한 찾아서 떠날 수 있는 내가 있으니 더없는 행복이리라
항상 자연에 감사하며 자연의 무궁한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낸다
내가 나에게 많은 의문의 질문을 던지면서 하지못할 이유가 없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산이 거기있고 산을 사랑하는한 내 마음속에는 항상 산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산으로의 외출은 고운 햇살의 인사를 받으며 행복한 입맛춤을 하듯 달콤하다
아직 겨울의 하얀 설경과 할 이야기도 많은데 그 설경이 그립기만 하다
겨울빛이 차갑게 느껴지는 날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겨울빛 쏟아지는 산으로 향한다
햇살 가득한 뜨락..
그 땅, 그 하늘 그 나무가 내것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져 올려다 보는 여유로운 마음 한자락이면 족합니다.
산 그리움을 마음에 담은 많은 등산객들의 행렬이 길게 띠를 이어 한 풍경을 이룬다
암릉 사이사이 얼어붙은 눈은 등산객들을 잔뜩 긴장시키며 걸음마 배우는 아이들처럼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숱한 시행착오와 꼿꼿하게 등줄기 세운채 구석구석 참견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번지는 물들임같은 행복이 내 안에 가득하다
음지의 나목들 사이사이 희끗한 설경이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 듯 평온한 풍경으로 다가선다
그 속에 내가 서있다.
겨울의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을 아름다운 추억을 담듯 향기로운 차로 끓여 마신다.
가는 겨울이 남기는 마지막 이야기가 될듯 싶다.
아무리 좋은 산을 올라도 등산객들이 많으면 자연에 온 느낌이 없어 마음속 한켠으로는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앞으로 가야할 길의 그림을 그려보곤 길게 이어진 행렬의 정체를 생각하니 후~한숨부터 나온다
암릉의 스릴을 만끽하려면 그 길을 선택해야겠지만 욕심을 버리고 우회로 접어든다
그곳으로 접어드니 햇살도 더 곱고 바람도 잔잔하니 어머니의 품안같이 포근하다
아직은 배고픔이 없지만 양지바른 곳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건너편 산 음지의 풍경은 물감 뚝뚝 떨어지는 붓자국이 지나간 뒤의 군더더기 없는 수채화처럼 은은하면서도 묵묵한 그림을 펼쳐 놓는다
같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봄과 겨울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듯 하다
싸한 바람은 마치 출장이라도 간듯 아늑하고 따뜻하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은 아닌지...ㅎ
따뜻한 남쪽마을이다
참 많이 익숙한 곳이다.
자랄 때 자주 올라 온 곳이라 편안하게 다가온다
추억을 더듬어 보기 위해 과천쪽으로 하산 하려다가 방향을 바꾼다
정상으로 향하는 암릉길에서의 그 짜릿한 느낌이 내 안에 행복으로 자리한다
맞춤평 산행을 여길 두고 하는 것이 아닌지...
짧은 암릉길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아랫세상에서 볼 때는 산 정상에 오르면 칼바람이 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따뜻한 봄날씨 같다.
마치 많은 사람들이 봄소풍을 나온 듯 여유를 즐기고 있다.
가던 길 되돌아 서울대 공학관쪽으로 길을 잡는다
긴 로프와 함께 빙판길로 시작된다.
오름과 내림의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이어섰다
언제나 새로운 길은 설렘으로 다가 선다
이곳의 길은 등산객들도 뜸하니 마치 내게 마춤형 인듯하다
암릉의 몸짓이 자유로히 할짓 다하며 유희를 부린다
암릉의 그늘진 곳엔 꽁꽁 얼어 붙은 눈이 빙벽을 이루어 마치 유격훈련을 하는 듯
안전 채비를 갖추고서 자일과의 몸싸움을 벌인다
능선길에서 내려다 보는 위용은 너무나 아름답다
내가 원하고 찾던 곳이 바로 여기 있었다
이곳이야 말로 사람사는 세상과 조금은 다르게 조용히 지내고 있다.
능선길 이름을 자세히 몰라 나만의 길 이름을 붙여 보았다.............내길능선 이라고...ㅎㅎ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의 마음이 모두 나와 일치하지 않을까..모두의 마음과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머금어 있다
한시라도 더 머무르고 싶은 능선길이다.
아마 신선이 있다면 이곳이 그들의 놀이터가 아닐까..
훨~훨~날아다니는 행복 한개 얼른 나꾸어 채듯 암릉길 넘나든다
그 아름다운 돌무리들의 재롱에 걸려 마음의 발목도 그 유혹에 또 넘어간다.
짜릿하고 상쾌함이 행복으로 물들여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만족스럽지 않을 수 없는 이 짜릿한 묘미와 한적한 곳에서의 자연과의 입맛춤이
내겐 사랑이고 행복이었다.
살아 숨쉬는 시간 자연에서 마음껏 행복하기를 노력하고픈 마음이다
먼 훗날 후회없도록 자연에서 여유를 즐기면서 내 생을 살아가련다
더 머무르고 싶은 숨소리를 뒤로하고 산길을 빠져 나온다
암릉의 잔치도 구경하고 참 좋은 하루를 산에서 보냈으니 하얀 도화지에 줄을 긋듯 시작된 산행이 더듬고 나니 상쾌하고 뿌듯하고 감겨오는 감회가 새롭다
혹독한 추위, 겨울을 허물어 뜨리는 건 봄이었다
이렇게 봄은 물빛 작업부터 시작해 온갖 미물들을 깨우는 것이다
아무리 거부해도 봄은 오는 것이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2011년 2월11일..........................산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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