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11년 8월13일(토요일) 날씨:하늘 맑고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디:금오산(976m)
위치:경상북도 구미
코스:주차장-해운사-대혜폭포-할딱고개-현혈봉(정상)-약사암-안부-다혜폭포-도선굴-주차장(원점회기) 산행시간(6시간)
누구와:교회 주안등산부 회원14명 행복을 찾아 나서는 나그네처럼 오늘도 산길을 따라 나선다.
먼훗날 후회 없도록 살아 숨쉬는 동안 마음껏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설까..
아직 손목이 완쾌 되지도 않았는데 산으로 가고푼 마음이 솟구친다.
지난주 관악산 산행에서 바위를 오르다 미끄러져 손목에 무리가와 당분간은 무리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의사의 권유도 애써 못들은채 외면하면서 부득부득 등산화를 신으며 내심 걱정스럽지 않은건 아니었지만 걷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으니 만일 산에 안 가고 집에 있었더라면 하루 종일 마음은 금오산에 가있을게다.
아마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 가는거라면 아파서 못간다고 엄살도 부리겠지만 내가 좋아서 따라 나서는 산행이니 신바람이 난다.ㅎ
우리의 인격이 자라는 것은 시련의 도가니를 통과할 때인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내 안의 나를 성찰하며 산에 대해 좀더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쩜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계기였는지도 모른다 . 오늘 가는 금오산은 오래전 한번 다녀온 산이라서 그리움이 더 컷는지도 모른다.
같은 산일지라도 계절에 따라 산빛이 다르니 여름날의 금오산은 또 어떤 실루엣으로 감동을 줄지 떠나기도 전에 마음이 설렌다. 단촐하니 소그룹으로 진행된 산행은 금오산 입구에 쭉죽뻗은 메타스퀘어나무의 상큼한 정기가 가슴으로 밀려 들어 온다.
금오산하면 다혜폭포와 그리고 약사암 앞에 출렁다리로 이어진 팔각정이 인상적이다.
산!! 주님 다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늘만큼~땅만큼 바다만큼 사랑합니다.
거짓 없는 마음으로 변함 없는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푸른 초원과도 같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맑을 때나 비 올 때나 언제나 사랑입니다. 아직 여름과 할 얘기도 많은데 여름의 기운이 점차 식어가는 느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산새소리~ 계곡의 물소리~ 자연의 오케스트라의 음률을 감상하면서 내딛는 걸음이 가쁜하다. 물빛이 얼마나 맑은지 발담그기 조차 미안하다.
여름을 마중나온 아이의 마음이 이러할까? 오르기도 전에 계곡물에 발 담그고푼 마음이 간절하다.
금오산의 담을 넘어 살짝 흠처본 모습은 파란 하늘에 하얀구름 수놓고 어디론가 유유히 흘러가며 여행을 즐기는 듯 하다.
하늘은 하얀 햇빛을 쏟아내고 푸르른 신록은 초록 향기를 뿜어내며 상쾌하고 싱그러운 무한한 감동의 파노라마의 연속이다. 금오산의 산빛은 마치 6월의 실루엣을 입은 듯 연초록이다.
그곳에서 만나는 연초록의 유희가 너무나 싱그럽고 아름답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연초록의 색감이 온몸에 배어 나올 것만 같다.
걸음을 멈추게 할만큼 아름다운 산빛을 하고있다.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있는 숲길은 숲길을 걷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초록으로 물들인다.
세월의 화살은 소리없이 날아가도 이 풍경만큼은 영원히 내안에 머무를 것 같다.
금오산..자연의 아름다운 결정체는 모두 갖춘 듯 하다 찾을 수 있는 산이 거기있고 또한 찾아서 떠날 수 있는 내가 있으니 더없는 행복이다. 항상 자연에 감사하며 자연의 무궁한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낸다.
산은 언제나 내 삶 한 편에 놓인 상큼한 봄나물이 되어 미각을 돋구게 하고 시각을 촉진하게 한다. 언제 찾아가도 말없이 포근하게 안아주는 어머니품과도 같다. 시계도 맑아 낙동강 물줄기와 구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혜폭포의 물줄기가 장난이 아니다.
다혜폭포는 폭포의 길이가 긴데다 전날 많은 비가 내려 아래로 쏟아지는 물줄기의 광음이 산전체를 폭포음으로 진동케 한다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멀리서 바라다만 봐도 더위가 싹~가신다.
먼저 왔을 때는 폭포의 물줄기가 약했었는데 올해는 비가 잦고 전날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혜폭포를 지나 오름길에도 전에 왔을 때는 계단이 없더니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계단을 지나 구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서니 시계가 맑아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멀리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고 구미공단도 한폭의 그림이 되어 마주한다.
조망을 즐기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 옛날 어느 나뭇꾼이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신선놀음 하던 곳이 바로 여기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이곳 금오산 산빛은 아직 연초록빛을 띄고 있다.
할딱고개라 할만큼 긴 오름이 지루할 법도 한데 아름다운 자연에 동화되어 힘든 줄도 모르고 걸음을 옮긴다. 등로 양옆으로는 분홍물봉선이 반갑게 미소를 날리고 있다. 올들어 처음으로 만나는 분홍물봉선이다.
그래서 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난 상처는 사람에게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풀잎에게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게도 상처가 있다.
유난히 물봉선의 이파리는 벌레가 많이 갉아 먹어 상처가 두드러지게 많이 있는 듯 하다.
그만큼 향이 좋고 맛이 좋아설까? 화원의 값비싼 여느 꽃보다 주님이 키우시니 초라하지만 더 향기롭고 예쁜 듯 하다.
사람도~꽃들도 주님이 키우시니 더 향기롭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이름없는 들풀일지라도 사랑으로 보면 사랑스럽게 보인다.
이곳에서는 음악을 듣지 않아도 ~영화를 보지 않아도 하루하루 삶이 윤기가 흐를 것 같다.
산은 역시 들어가 봐야 그 깊은 맛을 안다고 자연이 빚어낸 풍경은 늘 가슴을 뛰게 한다. 할딱고개라 할만큼 오름이 가파르다.
그래도 한 발 한 발 포개다 보니 어느결에 능선에 다달았다.
아마 누가 시켰더라면 힘들다며 투덜대며 올랐겠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짓이니 힘은 들어도 그져 행복하기만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수 많은 사람들과 만남의 인연이 이뤄진다.
그 수많은 만남 중에는 선한 인연이 맺어져 영원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악연으로 다가와 걷잡을 수 없는 파멸의 세계를 걸을 수도 있다. 언제부턴가 산바래기가 된 우리들...
아름다운 동행이라 할까? 름다운 산행이라 할까?
산이 맺어주는 인연은 무어라 계산하지 않아도 더욱 끈끈한게 아닐런지.. 신비님과의 인연이 바로 그런 인연인 것 같다 전날 늦은시간 연락을 받고 긴급출동 119처럼 달려와 준 신비님과 함께 산길을 걸으며 마냥 행복해 하며 마치 소풍길에 나선 어린아이처럼 재잘대며 산길을 오른다.
산이 맺어주는 인연이기에 시간이 허락되면 편한 사람 자주 만났던 사람처럼 늘 정겨움으로 함께 하는 산친구이기에 대화도 통하고 말 그대로 딱 맞는 산친구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머물렀던 순간을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벗들이 많으면 경제적인 부자보다도 더 성공한 사람이랬는데 신비님이 바로 그런 대상인 것 같다. 능선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함께 따라 나선다.
오늘도 수만가지 표정들로 들끓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벗하며 늘 푸른 소나무처럼 푸른 마음으로 산길을 걷고 있다.
바람은 바람대로 나무들은 나무들대로 새들은 새들대로 모두가 주인인 듯 제각각의 목소리들을 내고 있는 능선길이다.
초록빛 바람이 실어다 준 초록빛 향기가 서성이는 바람에 몸을 맞긴채 한가로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능선의 편안한 길도 잠시 다시 오름을 깔아 놓는다.
멀리서 초록바람이 달려와 길동무 자청해 주니 오름의 힘듬도 아랑 곳 없이 천국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초록의 단풍 군락지를 보며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날을 떠올려 본다.
온산이 만산 홍엽으로 물든 가을날을 꿈구며 내 안에 또 하나의 욕심을 품어 본다.
이렇게 힘든 오름길에 바람이 없었더라면 정말 죽을 맛이었을텐데 길동무해 준 바람이 얼마나 고맙던지.. 그래서 쉼도 없이 한 걸음에 정상을 향해 달려갔던 것 같다. 현월봉 정상 파란 하늘에 흰구름 수놓인 하늘빛이 벌써 가을을 알리는 듯 저만큼 올라가 있다 주변을 맴도는 잠자리는 나처럼 산을 좋아히는지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유희를 즐긴다.
그곳에 서서 바라보는 산하는 그 어떤 언어적 유희로도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되고 환이가 되는 풍경들이다. 정상석 뒤에 우리들만의 걸팡진 점심상을 치리고 산상에서의 최고급 성찬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같은 음식이라도 산에서 먹으면 더 맛있을텐데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음식이니 말하나 마나 허리 둘레 늘어가는 줄도 모르고 마냥 먹다 보니 오늘 산행은 하나마나한 산행이 될듯 싶다.
누가 살빼기 위해 산에 오른다고 했던가? 산행도 즐겁지만 먹는 즐거움만큼 즐거운 시간은 없을 듯 싶다.
언제나 정상석을 돌아서서 가는 기분은 휑하지만 오늘은 그렇지가 않다.
정상석 바로 아래 약사암에 또다른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기에 걸음이 가쁜하다. 금오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꼽으라면 대혜폭포와 이곳 약사암을 꼽을 수 있다.
약사암 뜨락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구미전체가 다 내려다 보일만큼 확 트여있다. 팔각정이 있는 풍경은 달력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이다.
그곳에서 참 오랜시간을 활애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도 오래 머무룰 수는 없기에 다시 걸음을 옮긴다. 하산의 걸음은 산과 조금씩 멀어져 산을 조금씩 떠나보내는 것이기에 슬프다.
전날 많은 비가 내려 하산길이 질퍽인다. 대간길을 걷듯 들풀이 우거진 평지도 만나고 할짓 다하는 금오산의 실루엣이다.
이런 길을 갈 때면 소박함이 묻어 있어 자연과 더 가까이 되는 기분이다.
바람이 전하는 풀향기에 떠밀려 산길을 걸으니 금새 숲의 일부가 된듯 초록빛에 잠긴다.
그 세상속 풍경들은 한폭의 전원처럼 평화롭다 풀들이 아프지 않게 걸으며 새들이 놀라지 않게 걸으며 자연이 소란스럽지 않게 걸으며 자연에 속한 그 모든 것에 감사하며 조붓한 오솔길을 걷는다.
그 사이로 하늘이 열려있고 스미는 맑은 햇살의 찬란함은 보석처럼 영롱하다.
청명한 날씨는 아주 먼곳까지 조망을 선사한다.
알 수 없는 평온함이 나를 감싸고 애워싸는 듯 하다.
산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삶의 여유를 느끼며 지금 선 자리가 행복임을 느낀다. 학교 때 시험시간마다 한 위대한 예술가가 탄생할 때마다 우리들의 암기 항목이 추가되는 불행이 나타난다고 불평했었는데 그와 반대로 산 하나를 오르면 행복이 하나 더 추가되는 기쁨을 맛보는 듯 하다. 산행의 참맛은 오던길 뒤돌아보는데 있는 듯 하다 내가 걸어온 길을 바라보면 또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듯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굽이굽이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살아온 생애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파른 능선도 있고 ,완만한 능선도 있고, 어떤 곳은 힘들었고 어떤 곳은 수월했고 꼭 우리가 살아 온 인생 여정 같다. 오름길에 비하면 하산길은 집 뒷산같이 편안하면서도 아름다운 조망을 선사한다.
여유있는 몸짓으로 참견할 것 다 참견하며 볼거 다보며 걷는 길이 평온함을 가져다 준다.
하산길의 너무 편안하다 했더니 내 맘을 흠처 봤는지 조금은 험한 길을 펼쳐 놓는다.
너무 밋밋할까봐 흥미를 주기 위해서 인가 보다.
정말 할짓 다하는 금오산의 실루엣이다. 예전에는 하산 때 무릎의 고통으로 쩔쩔맸는데 지금은 그런 고통이 없으니 날아갈 듯 하다.
평소에 평지 걷는게 무릎에도 허리에도 근육을 강화시켜 그런 것 같다.
두 갈래의 길이 있는데 다시 대혜폭포 있는 곳으로 들어선다.
뒤에 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며 한참의 시간을 그곳에서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한다.
아까 오르면서 도선굴을 그냥 지나쳤기에 하산길에 신비님과 둘이서 잠시 들러 평소에는 없던 폭포도 감상하면서 또하나의 절경을 마음에 담는다. 얼마쯤 내려갔을 때 먼저가던 일행들이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있기에 함께 합류하며 족탕이 아닌 옷탕으로 흘린 땀을 씻어 낸다.
여름산행만이 가져다 주는 특선인 듯 하다. 하루의 피로가 금새 가시는 듯 하다.
올 여름엔 그러고 보면 산행을 하면서 여름을 제대로 보낸 것 같다.
오늘도 금오산에서 초록빛이 물든 마음을 한아름 안고 내일이면 감쪽같이 일상으로 돌아가 금오산에서 받은 그 기운으로 향기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11년 8월13일..................산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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