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을 떠나보내며 / 들꽃향기
영국의 시인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하지만 4월만큼 아름다운 달도 없는 듯하다.
온 대지가 푸르름(푸름)의 옷을 입고
그곳을 바라보는 이들까지 푸르름(푸름)으로 물이들게 한다.
그 아름다운 계절 4월에
내 개인적인 일로 작은 아픔을 겪기도 했었는데
푸른 오월의 나뭇잎은 결마다 행복을 물들이고
오월의 숲은 내게 걸어와 행복을 안겨 주었다.
반짝이는 햇살 속에 사그락사그락 부대끼는
이파리들의 입맞춤은
소진된 내 영혼을 소생시키고
숲 속 흐드러진 아카시아 꽃의 향 내음은
바람결에 실려 내 안으로 들어와 진한 그리움을 토해내고
아카시아 꽃이 놀다간 자리엔
하얀 찔레꽃이 은은하고 그윽한 향 내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
오월의 숲은 내게
위로의 숲이고
치료의 숲이고
평화의 숲이고
행복의 숲이다.
장미꽃을 보면 양귀비도 울고 갈 만큼 아름답고 향기롭다.
오월의 세상은 너무 찬란해
발소리 내는 것마저 조심스럽다.
계절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오월의 그 찬란함을 채 느껴보지도 못한 채
그리움만 질펀히 깔아 놓고
아쉬움에 그리움 되어
오월을 수없이 예찬하며 마음에 수를 놓아
글로나마 오월을 노래하였더니
그 아름답고 향기로운 오월을 마치 느낀 듯한 느낌이다.
오월이 있기에 행복의 가지 수도 늘어났고
내 삶이 조금은 더 향기롭고 아름다운 삶이 된듯싶다.
오월이 떠나가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아름다운 오월이 나에게 안겨 준 선물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고 값졌기에
비록 오월은 떠났지만
난 꿈에서도 오월을 미워하지 않으리
그렇다고 슬퍼하지도 않으리..
유록의 숲이 더 짙은 향으로 내게 걸어와
말을 걸어올 테니까...
그리움 질펀히 깔아 놓은 길을 따라
오월을 배웅하며
유월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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