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들꽃향기
작렬하게 내리쬐던 뜨거운 태양도
장맛비 속에선 빛을 잃었다.
비이슬 영롱함 풀어놓은 자리
촉촉이 묻어나는 향기 사이로
매미 한 마리 날아들어
지난여름 청아한 음률로
영혼을 살찌우게 했던 울림이
시간의 강을 건너 긴 침묵을 깨고
청각을 깨우던 날
정화된 바람만큼이나 맑은 향으로
지난 자리 찾아와
긴 터널 속 어둠마저도 삼켜버리고
대추나무 파릇한 속삭임 속에서
여름날의 기쁨 꽃 피듯
넌 향긋한 선물로 내게 축복이었어.
청아한 선율이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하늘 아래 살고 있음이
내겐 얼마나 큰 축복인지
얼마나 큰 감사인지
앞으로 펼쳐질 긴 여름이
하늘에 걸려있는 맑은 향으로
지루할 것만 같지 않구나
짧은 너의 삶이 가슴이 저려
전해져 오는 음률 또한
울음이라고 이름을 지었나 보지?
어쩔 수 없는 운명이지만
너의 맑은 향만큼은
내 삶 속에 지표 삼아
나 맑은 향으로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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