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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봄의 단상(1)

by 풀꽃* 2015. 2. 27.

 

 

   봄의 단상(1)

 

   겨울인듯하더니 봄이고, 봄인듯하더니 다시 겨울이고

   그러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야 봄이 오는 걸까?

   피부에 와 닿는 햇살은 봄인데 바람은 여전히 겨울을 붙들고 있다.

   지난밤 내린 비로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데도 새벽바람은 여전히 겨울을 붙잡고 있다.

 

   밀어내지 않아도 떠나는 겨울이고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봄이거늘

   사람들은 겨울이 가기도 전에 봄을 기다린다.

   봄을 기다리다 못해 성미 급한 사람들은 남녘으로 봄을 찾아 나선다. 

 

   봄은 그러고 보면 우리에게 선물 같은 존재이다. 

   가을비는 한 번 올 때마다 기온을 내리고

   봄비는 한 번 올 때마다 기온을 올린다는데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봄비도 우리에겐 선물인 셈이다.

   봄은 그 작은 것으로부터 삼라만상이 생명으로 넘쳐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죽은 것 같은 풀과 나무에서

   새순이 돋아나는 신비로움일 것이다.

  

   사람도 봄과 같이 생각만 해도 왠지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겨울과 같이 달갑지 않게 떠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아직은 사위가 온통 겨울에 가깝지만,

   마음은 어느새 봄물로 흥건히 젖어 봄을 찬양하고 있다.

   봄은 그러고 보면 기다림의 계절이고

   반면에 겨울은 떠나기만을 기다리는 냉대받는 계절이다. 

   그래서 겨울이 봄을 더 시샘하는 걸까?

 

   사람의 마음을 유난히 설레게 봄!

   신록은 위안이며 자연과의 소통에서 모든 것을 잊게 하는 치유의 숲이며 

   모든 것을 가진 듯이 행복해하면서 환희의 송가가 아닌가?

   하루라도 빨리 파릇한 봄 문이 열려 칙칙했던 겨울을 털어내고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지는 봄 속으로 풍덩 안기고 싶다.   

 

   겨울은 봄에게, 봄은 겨울에게 수고하라고, 수고했다고 교대 인사를 나누는 2월!

   짧다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도 없다.

   떠나가는 2월에 앙칼진 겨울을 넌지시 실어 보내면 봄이 빨리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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