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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

형제의 우애

by 풀꽃* 2016. 6. 1.

 

 

형제의 우애

 

시댁 형제가 5남 2녀로 모두 7형제이다.

남편 위로 누나 한 분과 형님이 계시고 아래로는 남동생 셋과 여동생 하나를 두었다.

남편은 낳자마자 셋째 큰집으로 양자를 가서 엄밀히 말하면 양자의 몫이지만

시댁 형제들과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시부모님이 양가의 두 분씩 계셨는데 지금은 남편 생모만 살아계신다.

 

시부모가 하나도 힘들다고 하는 요즘 나는 두 부모님을 섬기게 되었는데

어찌 생각하면 두 시부모를 섬기는 게 고달프게 생각되겠지만

양가 부모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면서 지내왔기에 나에게는 선물 같은 축복이었다. 

이 모든 게 친정어머니의 엄격한 가정교육인 것 같다. 

 

형제가 둘 이어도 사이가 안 좋은 가정이 있는가 하면

여러 형제가 있어도 우애 있는 가정이 있다.

물론 다 잘해야 하지만 가정의 위계질서를 지키려면

먼저 윗사람이 모범이 되어 아랫사람에게 본을 보이면 

아랫사람은 자연히 윗사람을 받들며 섬기게 된다.

 

나도 결혼해서 형님보다 아들을 먼저 낳아 형님과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그것은 형님이 나빠서가 아니라 사람의 근본적 심리일지도 모른다.

형님이 나보다 결혼을 일 년 먼저 했는데 나는 결혼해서 첫째로 아들을 낳고

형님은 위로 딸을 둘 낳고 막내로 아들을 낳았으니 그 시대엔 남아를 선호해서

형님의 그런 마음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암튼 그때는 집안 대소사에 형님과 얼굴을 마주할 때면 마치 내가 죄인인 듯 힘든 시간이었는데 

형님이 아들을 낳은 후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형님과의 관계 형성이 원만하게 이뤄져

그 후로 지금까지 형님과 어려움 없이 형제들과 우애 있게 지내는 게 참 감사하다.

그래서인지 가정의 대소사가 돌아오면 형제들 만나는 게 반가워 기다려진다.

요즘은 명절이 돌아오면 주부들이 명절 증후군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우리 가정은 예외다.

명절이 돌아오면 형님댁에 모여 음식을 준비하는데 형님께서 미리 장을 봐 놓으시고

차례상에 올릴 음식 외에 동서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해 놓고

동서들을 맞이하는 형님이 참 고맙다.

  

형제들 생일에는 남자 생일엔 부부가 참석하지만

여자 생일은 동서와 시누이가 모여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데 이 또한 즐겁기 그지없다.

다섯 동서에 두 시누이인데 큰 시누이만 빼고 나이가 고만고만해 때론 친구 같고

마치 친형제 같아 허물도 없을뿐더러 대화하는데도 소통이 잘된다.  

 

앞으로 시댁 형제들과 함께할 시간이 지내온 날보다 짧기는 하겠지만

지금처럼만 지낸다면 앞으로도 형제들과의 관계는 우애 있게 지낼 것 같다.

인간관계가 그렇듯이 동서나 시누이의 관계도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때 아름다운 관계 형성이 이뤄지는 것 같다.    

 

동서와 시누이 만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형제들 보고 싶은 마음에

6월 10일 시아버님 기일이 기다려진다. 

이번 기일엔 어머님이 노환 중에 계셔서 祭는 안 지내고 아버님 묘에 찾아가 

인사만 드리고 밖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시댁 형제들이 하루속히 하나님을 영접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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