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6일(지리산 영신봉에서)
지리 종주를 꿈꾸며
무릎 악화로 2014년 9월 20일 천태산 산행을 끝으로 고별산행을 선언하고
마음이 참 아팠다.
고별을 선언하고 산이 그리워 그 후로 4번의 산행을 했지만
지난해 10월 15일 북한산 산행을 하고 이제 더는 산행을 하면 안 될 만큼 무릎에 통증이 심했다.
그동안 산행을 쉬면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두면 지극히 사랑했던 것도 시간이 흐르면 멀어지는 게 자연의 순리 같다.
사진에 마음을 두니까 그렇게 좋아하던 산도 조금씩 멀어져 이제는 견딜만 하다.
그래도 가끔은 산 그리움이 밀려와 산을 동경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해 가을 북한산을 올랐는데
긴 하산길에 무릎이 악화되어 매일 해오던 산책마저 못 하고
무릎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무릎 강화운동을 시작했다.
무릎 강화운동을 하게 된 동기는 산행을 하기 위함보다 보행만이라도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였다.
성격인지 몰라도 무엇을 하면 중도 포기 없이 꾸준히 하는 성격이라
무릎 강화운동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루 한 시간씩 꾸준히 해 왔다.
3개월 정도 꾸준히 하니까 무릎이 좋아진 것 같아 2월 중순부터 다시 걷기를 시작하고
테스트 겸 지난 3월 11일 다시 북한산을 올랐는데
놀며 쉬며 느리게 걷긴 했지만 9시간 30분의 긴 산행임에도
무릎에 전혀 무리가 없어 일주일 후 다시 관악산을 올랐는데
이번에도 무릎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무릎 강화운동에 효과를 보자 욕심이 생겨 하루 한 번 하던 운동을
요즘은 하루 두 번씩 하고 있다.
사람의 욕심이란 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보행에 지장만 없어도 살 것 같더니
이제는 욕심이 생겨 지리산 종주 꿈을 꾸고 있다.
마지막 지리산 종주 할 때가 2013년 10월 15일인데
이제까지 지리산 종주 8번으로 처음 시작할 땐 1무 1박 2일로 하다가
그다음 1무 2박 3일로 했는데, 이제 지리 종주를 하게 되면 1무 3박 4일 일정으로
유유자적 놀며, 쉬며 원 없이 즐겨가며 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면 1무 2박 3일도 괜찮을 것 같다.
동행이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동행이 없더라도 그동안 단독종주를 꿈꾸어 왔기에
혼자 해도 즐거운 걸음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지리산 종주는 짐과의 싸움이라 이번에는 먹을 것도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가져가고
여벌 옷도 딱 한 벌만 가져갈 생각이다.
배낭의 무게도 10kg 이하로 할 생각이다.
처음 지리산 종주를 할 때는 항상 여름 휴가철에 하다가 세 번은 가을에 했는데
이번에는 초록물이 뚝뚝 떨어지는 5~6월경에 하고 싶다.
그 꿈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나는 요즘 지리 종주를 꿈꾸며 행복에 젖어 있다.
#
쉬운 건 없다
그러나 어려울 것도 없다.
하면 된다.
나를 응원한다.^^
^^^^^^^^^^^^^^^^^^^^^^^^^^^^^^^^^^^^^^^^^^^^^^^^^^^^^^^^^^^^^^^^^^^^^^^^^^^^^^^^^^^^^^^^^^
아래 글은 2014년 9월 20일 천태산 산행을 마치고
고별산행 후기를 쓰고 하단에 썼던 에필로그이다.
거기 산이 있고 산이 오르라 해서 올랐을 뿐인데,
이 산, 저 산 발을 딛으면서 산을 통해 마음의 키도 훌쩍 커져 있다.
나에게 건강을 가져다준 것도 산이었고, 내 삶을 더욱 빛나게 했던 것도 산이었는데
이젠 무릎 악화로 그 산을 떠나야 할 때가 왔으니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말로서는 표현이 안 될 것 같다.
고별이란 단어 속엔 아쉬움과 슬픔이 담겨 있긴 하지만
이제까지 산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했듯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더는 마음 아파하지 않고
하산 또한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 한다.
놀 만큼 놀아 봤어" 가수 박진영 노래 제목이 생각난다.
그의 노래처럼 긴 시간 산에서 놀만큼 놀아 봤다.
그러니 아쉬워할 것도 미련을 가질 것도 없다.
아픔은 당하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는 진리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고별을 기쁘게 그리고 차분하게 맞이하려 한다.
이제까지는 산이라는 선물을 안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나지막한 곳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숨은 보석을 캐가며
또 다른 즐거움으로 제 이의 인생을 개척해 가려 한다.
기쁨과 즐거움은 어느 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
내 안에 문득문득 돋아나는 산 그리움이 흐를 때면 긴 역사 속 지나온 시간을 회상하며
스쳐 지나온 자리마다 마음으로 더듬더듬 추억여행 하는 것도 산에 대한 예의 같다.
주님이 계셔서 행복하고 산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 한 집사님, 권사님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14년 9월 20일
^^^^^^^^^^^^^^^^^^^^^^^^^^^^^^^^^^^^^^^^^^^^^^^^^^^^^^^^^^^^^^^^^^^^^^^^^^^^^^^^^^^^^^^^^^^^
지혜를 얻은 자와 명철을 얻은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지혜를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낫고 그 이익이 정금보다 나음이니라
지혜는 진주보다 귀하니 네가 사모하는 모든 것으로도 이에 비교할 수 없도다
그의 오른 손에는 장수가 있고 그의 왼손에는 부귀가 있나니
그 길은 즐거운 길이요 그의 지름길은 다 평강이니라
지혜는 그 얻은 자에 생명 나무라 지혜를 가진 자는 복되도다
-잠언 3:13-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