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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772

설 단상 코로나가 시작된 지 올해로 3년째인데, 코로나가 처음 시작됐을 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어 장기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 삶 전체가 마비될 만큼 심각성을 띠고 있다. 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땐 명절이 지나고 난 후여서 명절에 어려움 없이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지난해 명절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돼서 5인 이상 집합 금지라 신정에도 자녀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고 따로 따로 다녀가고 구정에도 6인 이상 집합 금지이기에 남편과 남해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주일 날 오후 며느리에게 전화가 왔다. 아이들이 토란국과 새우장이 먹고 싶다고 토요일부터 할머니 댁에 가자고 졸랐는데 며느리가 마무리할 일이 있어 설 전날 일찍 온다는 전화였다. 토란국은 추석에나 먹을 수 있는 .. 2022. 2. 7.
裸木(나목) 裸木(나목) / 풀꽃 봄 설렘으로 가득하던 파릇한 봄도 몇 달 지내보니 별거 아니더라. 여름 창창하던 무성함도 여름 지나고 나니 쇠퇴해져 변하고 말더라. 가을 찰나의 계절 그 화려함도 영원할 것 같더니 결국엔 다 털어내고 빈 가지일 뿐 겨울 살아 보니 다 부질없는 것을 이제 꾸밈없이 나의 본체를 드러낸다. -2020년 2, 10 적바림하다.- # 삼라만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하여 덧없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존재하여 생명력이 있다. 2022. 1. 24.
고립된 도시의 삶 ▲동생이 10년 6개월 전원생활을 하던 집 동생이 청주에서 살다가 자녀들 결혼시키고 전원의 꿈을 갖고 충북 괴산 화양동계곡 가기 전 대티리에 터를 잡고 10년 6개월을 살았는데 지난해 자녀들의 권유로 전원생활을 정리하고 자녀들이 사는 용인으로 이사했다. 동생이 전원생활 할 때는 집에만 있어도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평화로워 보여 좋았는데 동생이 아파트로 이사를 하니까 고립된 공간으로 숨이 막힐 것만 같다. 동생이 이곳에 터를 잡게 된 동기는 집 뒤로 수십 년 된 노송이 병풍을 두른 듯 자리하고 있기에 그곳에 대지 700평을 구매해 집과 정원을 포함해 300평, 나머지 400평 중 주차장과 도로를 빼고, 밭이었는데, 절반만 동생이 가꾸고 나머지 절반은 청주에 사는 지인이 주말농장으로 사용했다. 동생 내.. 2022. 1. 17.
생수의 강 생수의 강 / 풀꽃 새벽녘 고요가 흐르고 풍랑 없는 잔잔한 바다에 지성과 영성으로 영혼을 촉촉이 적시며 바다의 깊이 만큼, 넓이만큼 영혼을 울리는 서사시가 끝없는 바다로 유유히 항해하다 시간의 벽에 부딪혀 침몰하고 말았다. 그 어디에도 없을 생수의 강 나는 생수의 강가에서 숨이 멎을 듯 다시 깨어나고 싶지 않을 만큼 은혜로 고요 속에 잠겼다. 깨어나지 못할 만큼 은혜의 바다에 잠겼다. # -2017년 신년부흥회 둘째 날 새벽 임영수(모새골 대표) 목사님의 영혼을 울리는 메시지를 듣고- 2022. 1. 4.
꽃으로 피어나다. 꽃으로 피어나다 / 풀꽃 어느 날 허공에 시를 매달아 보지만 그 많던 시어는 어디로 잠적하고 시의 길은 베일에 싸여 다시 못 갈 길처럼 아득해 어쩌지도 못하고 날개를 접어야만 했다. 암벽의 커튼을 치듯 잠적했던 시어는 어느 날 문득 시나브로 꽃으로 피어나다. -2021 겨울 어느 날 적바림하다.- 2022. 1. 2.
새해 福 많이 지으십시오. 신축년(辛丑年) 코로나로 인해 힘든 한 해였지만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임인년(壬寅年) 새해에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모두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福 많이 지으십시오. 2022년을 축복합니다. 2022. 1. 1.
겨울비 겨울비 / 풀꽃 가을의 잔해(殘骸)를 털어내려는 걸까 그리움을 지우려는 걸까? 고요한 새벽 겨울비가 추적추적 대지를 적신다. 각양각색의 삶이 매달려 있는 하루 겨울비 지나고 나면 삶의 애환(哀患)마저 씻겨졌으면 좋으련만 겨울비 그치고 나도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여전히 삶 속에 존재한다. 주문을 외우듯 모두가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되뇌지만 겨울비 지나고 나도 감염병으로 통곡하는 소리는 하늘을 날 것이다. -2021, 12, 15, 적바림하다.- 2021. 12. 29.
12월 12월 / 풀꽃 이웃들 모두 떠나보내고 마지막 잎새처럼 한 장 남은 12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열한 번의 이별과 숱한 날들 떠나보내도 마지막 순간까지 묵묵히 버틸 수 있었던 건 최후의 승자로 남게 되는 기백(氣魄)이 있었기에 어떤 난관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취성(進取性)이었다네. 12월이 없었으면 아기 예수 탄생도 없었으니 영원한 소망 없어 무슨 낙으로 살아갈까? -2021, 12, 26 적바림하다.- 2021. 12. 27.
지하철 플랫폼 지하철 플랫폼 / 풀꽃 새벽녘 지하철역 빛바랜 벤치 열차의 경적에 선잠을 깨고 새벽을 달려온 이들에게 묵묵히 쉼의 자리를 내어 준다. 하루를 마감할 즈음 여러 장르의 사람이 거쳐 간 지하철 플랫폼엔 숱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뉜다. 한 날 그들이 흘리고 간 삶의 조각은 지하철 플랫폼에 갇혀 지내다가 시간이 흐르면 빛을 보기도 하고 더러는 시궁창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희망의 날개를 접을 것이다. -2021, 12, 14, 적바림하다.- 2021. 12. 15.